스포츠조선

'집중력'과 '상식', 가을야구의 키워드 될까?

남정석 기자

기사입력 2013-09-04 21:03


올 시즌 각 팀들은 정규시즌에서 128경기씩 치른다.

3월에 시작해 10월까지 진행되는 8개월의 지난한 일정이다. 모든 경기를 이길 수는 없듯, 모든 경기에서 집중력을 바랄 수는 없다. 이기거나 지거나 감독이나 선수들은 "긴긴 시즌에서 이제 1경기에 불과하다"며 공통적인 반응을 보인다.

하지만 초중반과는 달리 시즌 막판에서 1경기의 중요성은 엄청나다. 특히 3일 현재 1위 삼성부터 6위 SK까지 4강을 다투는 6개팀이 모두 5할대의 성적을 거두고 있는 올해는 더욱 그렇다. 팀별로 20~26경기씩을 남긴 상황이지만 KIA, NC, 한화 등 3개팀을 제외한 나머지 6개팀은 '가을야구'라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매일 살얼음판 승부를 하고 있다.

포스트시즌의 마지노선인 4위 넥센, 그리고 지난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연속 가을야구를 한 5위 롯데가 맞붙는 경기는 이번 주중 최고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다. 특히 3일 목동구장서 열린 양 팀의 맞대결은 끝까지 승부를 예측하기 힘든 혈전이었다.

2-5로 뒤지던 넥센이 9회말 마지막 공격에서 안타 3개와 사사구 1개를 묶어 2점을 내며 1점차까지 따라붙었지만, 좌전 안타를 날린 유한준이 2루까지 뛰다가 태그아웃 당하며 허무하게 경기가 그대로 끝났다. 역전 분위기를 탔던 넥센으로선 땅을 칠 수 밖에 없었다.

양 팀 감독들은 '집중력'과 '상식'이라는 키워드를 꺼내들었다. 승자였던 롯데 김시진 감독은 "지옥까지 거의 떨어졌다가 천당으로 다시 올라온 기분"이라며 "사실 이기고 있던 이 경기에서 패했다면, 치명적일 수 있었다. 자칫 지금의 치열의 경쟁에서 멀어질 뻔 했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러면서 "선수들의 '집중력'이 뛰어났다. 넥센이 언제든 한 베이스를 더 가는 플레이를 한다는 것을 선수들이 미리 인지하고 대비할 수 있었다"며 2루 송구로 유한준을 잡아낸 3루수 황재균의 플레이를 칭찬했다.

패자가 된 넥센 염경엽 감독은 "2루까지 열심히 뛴 유한준의 플레이에 대해 뭐라고 할 수는 없다. 다만 2사 1,3루에서 2루 도루는 어렵지 않다는 것은 조금만 생각하면 알 것이다. 향후에 이런 플레이가 나오지 않으면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5회 1사 2루에서 타격 1위인 손아섭을 걸러도 된다고 사인을 냈음에도, 굳이 가운데 직구를 넣어 3루타를 맞아 실점한 나이트의 투구에 대해선 단단한 주의를 줬다. '상식'적인 플레이가 아니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후 롯데는 전준우의 안타까지 터져 1점을 더 내며 4-1로 앞서갈 수 있었다.

어쨌든 치열한 승부에서는 집중력과 상식적인 플레이 하나가 결국 승부를 가른다는 것을 잘 보여준 사례였다. 이날 승리 덕에 롯데는 넥센과의 승차를 2.5경기로 좁힐 수 있었다. 이날 승부가 향후 두 팀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궁금하다.
목동=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