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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세지감 프로농구, 신인드래프트 생중계 예정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3-09-04 09:04


20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프로-아마 최강전 모비스와 경희대의 8강전 경기가 열렸다. 경희대 김민구(왼쪽)가 3점슛을 성공시키고 김종규와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잠실=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3.8.20

그야말로 격세지감이다.

프로야구 뿐 아니라 배구에도 밀려 찬밥이던 프로농구가 확실한 부활조짐을 보이고 있다. 오는 30일 개최 예정인 신인드래프트가 방송으로 생중계 될 예정이다. 프로농구 드래프트 역대 최초의 사례다.

2013~2014 시즌을 앞둔 프로농구가 개막 전부터 큰 행사를 치르게 됐다. 30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국내선수 신인드래프트를 개최한다. 이번 드래프트에는 1부 대학 졸업예정자 30명, 1부 대학 3학년 재학 선수 3명, 1학년 재학 선수 1명, 2부 대학 졸업예정자 1명, 고교 졸업 예정 선수 1명 등 36명이 참가 신청서를 냈다. 여기에 일반인 드래프트 참가자도 약간명 합류한다.

매년 치르는 신인드래프트 행사지만 올해만큼은 다를 것이라는게 한국농구연맹(KBL)의 입장이다. 매년 서울 시내 호텔에서 관계자들만 모여 조용히 행사를 치르던 것에서 탈피, 모든 농구인들과 농구팬들이 함께 즐기는 축제로 만들 예정이다.

KBL이 이렇게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었던 원동력이 있다. 최근 다시 살아나고 있는 농구 붐 때문이다. 지난달 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대회 3위 입상으로 농구월드컵 출전권을 따내면서부터 시작된 농구 열기는 프로-아마 최강전이 펼치지며 정점을 찍었다. 단순한 열기가 아니었다. 확실한 테마가 있었다. 대학생 선수들의 돌풍이었다. 아시아선수권에서 경희대 김민구가 허 재(KCC 감독)의 재림을 연출했다면, 프로-아마 최강전에서는 이종현-이승현-박재현 등을 앞세운 고려대가 프로팀들을 꺾고 우승을 차지하며 농구대잔치의 추억을 불러일으켰다.

이 주역들이 이번 드래프트에 나선다. 가장 눈길을 끄는 선수들은 1-2-3순위 지명이 유력한 경희대 트리오 김종규-김민구-두경민. 세 사람의 존재 때문에 지난 시즌 고의 패배 논란까지 일어났던 프로농구판이었다. 시즌 성적이 좋지 않아야 드래프트 앞순위에서 원하는 선수를 뽑을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들이 농구를 너무 잘해 프로농구판이 신뢰를 잃은 아이러니컬한 상황이 발생했다. 그 신뢰를 만회할 수 있는 것은 이 세 선수가 프로다운 멋진 플레이로 보답하는 일 뿐이다. 이들 뿐 아니다. 이 세 사람과 상위 지명 경쟁을 펼치는 고려대 박재현을 비롯해 중앙대 전성현, 연세대 전준범, 한양대 이재도, 건국대 이대혁 등 각 학교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프로팀들의 부름을 기다리고 있다. 어떤 선수가 어느 팀에 가느냐, 벌써부터 농구팬들 사이에서는 뜨거운 관심사다. 지난 시즌 하위 4개팀이었던 동부, KT, LG, KCC가 상위 4개 순위를 가져갈 확률이 가장 큰 가운데 벌써부터 각 팀들이 어떤 선수를 지명하면, 다음 시즌 어떤 농구를 구사할 수 있을지에 대한 분석, 토론 글 등이 이어지고 있다.

이 뜨거운 농구 열기에 꼼짝 않던 방송사들도 마음을 열었다. 프로농구 출범 이후 최초로 드래프트 실황이 생중계 될 예정이다. KBL이 나선게 아니라 방송사 측에서 먼저 생중계 제의를 해왔다고 한다. 그만큼 이번 드래프트가 뜨거운 아이템이라는 뜻이다. 최근 수년간 방송에서 찬밥 취급을 받던 농구의 위상이 그만큼 올라왔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KBL은 방송사와의 협의를 통해 세부사항을 최종 결정 할 예정이다.

KBL은 이참에 드래프트 행사를 농구계의 축제로 만들 예정이다. 30일 오전 잠실학생체육관에서 트라이아웃을 개최한 후 오후 같은 장소에서 큰 무대를 마련해 행사를 진행한다. 물론, 농구 관계자들 뿐 아니라 선수 가족, 프로구단 서포터즈, 대학교 팬 등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 계획이다.


KBL 최현식 홍보팀장은 "SNS 등을 통해 팬들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 이번 드래프트 행사를 알릴 계획"이라며 "축제가 될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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