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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KBO, 올스타전 인기폭발에도 울상 왜?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13-07-04 06:46


포항구장에서 벌어지는 2013 프로야구 올스타전이 좁은 경기장에 팬들의 호응을 너무 커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사진은 2012년 대전구장에서 개최된 올스타전 장면. 스포츠조선 DB



"경기장이 협소해서 죄송합니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2013 프로야구 올스타전의 인기 때문에 웃지도, 울지도 못하는 신세가 됐다.

올해 올스타전은 지난해부터 새로 선보인 포항구장에서 18, 19일 이틀간 치러진다.

18일에는 퓨처스 올스타전이 무료 입장으로 개최되고, 19일 1군리그 올스타전은 유료 입장이다.

올시즌 올스타전은 역대 처음으로 9개 구단 홈구장이 아닌 삼성의 제2 홈구장 격인 포항구장에서 열린다. 그렇다 보니 지방 야구팬들의 관심도 덩달아 드높아졌다.

이 과정에서 KBO는 웃지도, 울지도 못하는 처지가 된 것이다. 경기장은 좁고, 입장권 구입 열풍은 뜨겁기 때문이다.

우선 폭발적인 팬들의 관심은 고맙기 짝이 없다. 지난 2일 낮 12시 포항구장에서 현장 판매를 시작했는데 준비된 5000장이 2시간 만에 팔려나가는 호황을 누렸다. 당초 판매 시간 오후 4시까지였다.

하지만 포항구장의 특성상 일반 팬들에게 판매할 수 있는 자리가 부족하다는 게 문제다. KBO는 프로야구의 저변 확대라는 취지를 위해 포항구장 올스타전을 결정했다.


그만큼 KBO 입장에서는 엄밀히 말하면 손실도 만만치 않다. 대규모 관중을 유치할 수 있는 구장에 비하면 입장 수입이 3분의 1 정도로 줄어든다.

지방이라는 여건상 입장권 가격도 수도권 구장 수준으로 높게 책정할 수 없었다. 현재 포항구장 올스타전 입장권 가격은 최저 7000원부터 최고 4만원(성인 기준)까지 책정돼 있다.

입장수입 규모는 더욱 감소하게 된다. 서울에서 포항을 오가며 티켓판매 등 올스타전을 치르기 위한 제반 준비를 하려다 보면 가외 경비도 더 들어간다.

KBO 관계자는 "올스타전의 경우 사실 적자를 보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지역 야구팬들에게 올스타전 이벤트를 누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팬들의 야구사랑에 보답한다는 취지에서 희생을 감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보통 프로팀들이 제3지역에서 홈경기를 치를 때처럼 해당 자치단체로부터 일부 경비를 지원받는 것도 아니다. 이처럼 프로의 시장논리에서 보면 '밑지는 장사'를 해야 하는 KBO는 때아닌 일로 '욕'까지 들어먹고 있으니 더 울고 싶다.

경기장이 협소하다보니 입장권 품귀현상이 발생했고, 이에 대한 원망이 고스란히 KBO로 향하고 있는 것이다.

KBO는 "2일 입장권 판매를 시작한 이후 5일부터 시작되는 인터넷과 스마트폰 어플 판매를 묻는 문의 전화가 폭주하고 있다"면서 "심지어 현장 판매분을 구하지 못한 팬들의 항의도 잇따르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현재 포항구장은 구조적 특성상 포수 뒤쪽과 1층 테이블석은 일반 판매를 할 여유가 거의 없다.

매년 올스타전에서 그랬듯이 이들 좌석은 소외계층이나 포항시 관계자 등 특별 초청자들을 위해 우선 확보돼야 한다. 일부는 기록원 등 경기 진행 요원과 취재진 작업공간으로 확보해야 한다.

올스타전이기 때문에 별도 작업공간이 필요한 인원이 평소보다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다. 반면 포항구장에는 다른 구장과 달리 별도 여유공간이 없다. 규모가 큰 구장이라면 별 문제가 없겠지만 1만500석밖에 안되는 경기장이다 보니 일반 팬들에게 제공한 공간이 그만큼 크게 줄어든 것이다.

이 과정에서 한 야구팬은 '현장 판매에서 VIP석같은 좋은 자리를 구할 수 있다'는 입장권 판매 관계자의 안내를 받고 부산에서 포항까지 달려가 몇 시간 줄을 섰다가 막상 판매창구에서 'VIP석은 팔지 않는다'는 얘기를 듣고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당초 현장 판매에서는 1층 지정적을 판매할 계획이 없었지만 팬과 KBO간의 의사소통에 착오가 생긴 것이다. 올스타전의 인기가 얼마나 뜨거운지 보여주는 단면이기도 하다.

KBO는 "야구팬들께 의사전달을 하는 과정에서 실수나 오해가 생긴 것 같다. 불쾌하셨다면 유감의 뜻을 전하고 싶다"면서 "보다 많은 팬들께 입장권을 구할 수 있는 기회를 드리지 못해 죄송하다"고 말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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