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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김용의 1번 카드를 꺼내보는 것은 어떨까.
실험도 했다. 부상에서 복귀한 이대형이 경기감각을 찾자 지난 2, 3일 NC전에서 1번 자리에 투입했다. 하지만 이대형은 김 감독을 만족시키지 못했다. 결국 지난 주말 두산전에는 오지환이 1번 자리로 복귀했다. 하지만 공격성향이 짙고 찬스에서의 해결 능력이 있는 오지환 역시 전형적인 1번감은 아닌게 아쉽다.
그렇다면 방법이 아예 없는 것일까. 오지환, 이대형을 제외한 다른 선수들에게 눈을 돌려볼 필요가 있다. 가장 괜찮아 보이는 카드는 김용의다. 이번 시즌 주로 6, 7번 타순에 나선 김용의는 6일까지 타율 3할5푼7리(70타수 25안타) 6도루를 기록하고 있다. 시즌 초반 플래툰 시스템으로 인해 문선재와 번갈아가며 1루를 지켰다. 그래서 규정타석에 조금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규정타석을 채운다면 이 부문 4위에 오를 성적이다. 단순히 잘 때려서가 아니다. 1번타자가 가져야할 능력들을 고루 갖추고 있다. 일단, 장타는 없지만 컨택트 능력이 매우 뛰어나다. 선구안도 좋아 상대 투수들이 많은 공을 던지게 한다. 출루율도 4할1푼3리로 괜찮다. 또 하나, 매우 빠른 발을 자랑한다. 스피드로는 최고인 이대형에 가려있어 그렇지, 일반 선수들과 비교하면 엄청난 준족이다. 도루 센스도 좋고 매우 공격적이다. 6개의 도루를 시도하는 동안 1개의 도루를 실패했는데, 3일 잠실 두산전에서 3루 도루를 시도하다 아웃됐다. 하지만 느린 화면으로 확인했을 때 세이프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좋은 타이밍에 베이스에 도달했다. 순한 성격의 김용의가 펄펄 뛰며 아쉬움을 표현한 데는 이유가 있었다. 체력도 좋다. 지난 겨울 실시된 팀 내 장거리 달리기 테스트에서 전체 1위를 차지했다. 타석수가 늘어나도 체력적으로 흔들릴 가능성이 적다.
김 감독은 3일 두산전부터 김용의를 2번 타순에 배치했다. 테이블세터 역할을 충분히 해낼 수 있다는 김 감독의 믿음이 있기에 가능했다. 이제 어엿한 LG의 풀타임 주전 멤버로 성장했다는 것도 암시하는 대목이다. 김용의는 2번 타순으로 나선 3경기에서 안타 4개를 때려내고 볼넷 2개를 얻어내며 합격점을 받았다. 특히, 3일 경기에서 3안타 2득점 1도루를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김용의 외에 컨택트 능력이 좋은 정주현도 1번타자로서의 가능성이 엿보이지만 현재 페이스를 볼 때 김용의의 그 것에는 미치지 못하는 현실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