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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훈과 한승혁, 그들은 과연 진정한 '구원군'이 될 수 있을까.
결국 선동열 감독이 메스를 들었다. 불펜진 쇄신에 나섰다. 그간 필승조 역할을 해주던 베테랑 최향남과 신인 박준표를 2군으로 보내고, 지난 28일 박지훈과 한승혁을 1군으로 콜업했다. 박지훈과 한승혁은 현재 상황에서 선 감독이 그나마 선택할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인 카드다.
현재 1군 불펜진 중에 평균자책점이 높은 투수 순으로 따지면 좌완 진해수(1패 5홀드, 평균자책점 12.27)나 박경태(2패 1홀드, 평균자책점 7.45) 등이 우선 쇄신의 대상이 되어야 하는 게 맞다. 하지만 이들은 좌완 투수라는 특수성을 지니고 있어서 쉽게 손을 대기 힘들다. 불펜은 다양성이 있어야 바람직하다. 우완투수와 좌완투수 그리고 정통파, 사이드암스로, 언더핸드스로 스타일의 투수가 골고루 포진해 있어야 어떤 상황에든 대처하기 편하다.
우선 박지훈은 이미 지난해 필승조 역할을 해봤다. 비록 올해 개막직후 구위가 다소 흔들리며 2군에 내려갔었지만, 2군에서 9경기에 나와 평균자책점 3.60에 1승1패 2홀드 1세이브를 기록하며 스스로를 다듬었다. 박지훈은 최향남이 빠진 자리에 들어가 우완 필승조 역할을 하게될 전망이다.
한승혁 역시 선 감독이 기대하는 인물이다. 2군에서 한승혁은 선발과 불펜을 오갔다. 5경기에서 23⅓이닝을 던지면서 2승1패 평균자책점 2.70을 기록했다. 박지훈과 마찬가지로 우완 정통파인 한승혁은 1군에서 롱릴리프를 하면서 때로는 대체 선발 혹은 대세가 기운 경기를 깔끔하게 마무리하는 역할 등을 다양하게 소화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불펜의 마당쇠같은 역할이다.
한승혁은 1군 등록 후 아직 던질 기회를 잡지 못했다. 박지훈은 28일에 바로 경기에 투입됐다. 1-2로 뒤진 8회초 1사 만루에 마운드에 올랐다. 비록 첫 상대인 내야수 김태완을 유격수 실책으로 내보냈고 이어 이지영에게도 희생플라이를 얻어맞으며 승계주자 2명이 홈을 밟게 했지만, 공 자체는 괜찮았다. 실책이 아니었으면 실점없이 깔끔하게 이닝을 끝낼 수도 있었다.
이들 두 구원군은 곧바로 주중 두산전과 주말 넥센전을 통해 실전에서 선을 보일 전망이다. 과연 박지훈과 한승혁이 진짜 구원군이 되어 선 감독의 선택을 빛내줄 지, 아니면 또 다른 고민을 안겨주게 될 지는 금세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