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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훈, 한승혁. KIA 불펜 고민 해결책 될까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3-04-30 10:48 | 최종수정 2013-04-30 10:48


30일 광주구장에서 2013 프로야구 넥센과 KIA의 개막전이 열렸다. 7회초 2사 2루 넥센 이성열에게 우월 투런홈런을 맞은 KIA 박지훈이 허탈해하고 있다.
광주=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3.03.30/

박지훈과 한승혁, 그들은 과연 진정한 '구원군'이 될 수 있을까.

올해 시즌 초반에 나타나고 있는 KIA야구는 한마디로 애매하다. 강점과 약점이 뚜렷이 구분된다. 그래서 약하다고 볼 수는 없지만, 확실히 강하다고 하기에도 어딘가 부족하다. KIA의 최대 고민거리, 즉 '허약한 불펜'이 현 시점에서는 가장 커다란 약점이다. 이 약점이 보완되지 않는다면 KIA는 강팀의 반열에 오르기 힘들다.

KIA 코칭스태프라고 이를 모를 리 없다. 그래도 불펜 투수들을 믿고 맡겼다. '얻어맞다 보면, 몇 번 실패하다 보면 깨달음도 얻고 발전도 있겠지'하는 믿음을 개막 후 한 달간 유지했다. 그러나 결과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KIA는 여전히 불펜이 허약하고, 필승조가 흔들린다. KIA 불펜진의 평균자책점은 무려 5.33으로 9개 구단 중 7위 밖에 안된다. 그러다보니 다 이긴 경기를 후반에 내준 경우가 제법 많이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게 바로 지난 28일 광주 삼성전 역전패였다.

결국 선동열 감독이 메스를 들었다. 불펜진 쇄신에 나섰다. 그간 필승조 역할을 해주던 베테랑 최향남과 신인 박준표를 2군으로 보내고, 지난 28일 박지훈과 한승혁을 1군으로 콜업했다. 박지훈과 한승혁은 현재 상황에서 선 감독이 그나마 선택할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인 카드다.

현재 1군 불펜진 중에 평균자책점이 높은 투수 순으로 따지면 좌완 진해수(1패 5홀드, 평균자책점 12.27)나 박경태(2패 1홀드, 평균자책점 7.45) 등이 우선 쇄신의 대상이 되어야 하는 게 맞다. 하지만 이들은 좌완 투수라는 특수성을 지니고 있어서 쉽게 손을 대기 힘들다. 불펜은 다양성이 있어야 바람직하다. 우완투수와 좌완투수 그리고 정통파, 사이드암스로, 언더핸드스로 스타일의 투수가 골고루 포진해 있어야 어떤 상황에든 대처하기 편하다.

그런데 진해수나 박경태는 대체재를 찾기 어렵다. 이들을 2군으로 보내면 또 다른 좌완 불펜으로 그 공백을 메워야 하는데, 인력풀에 그런 인물이 없기 때문이다. 신인 좌완투수 손동욱이 있지만, 아직은 기량이 완성되지 않았다. 그래서 선 감독이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이 바로 박지훈과 한승혁인 것이다. 이 두 명의 투수는 비록 모두 우완 정통파라는 공통점이 있는데, 불펜의 다양성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전력에 플러스 요인이 될 소지가 많다.

우선 박지훈은 이미 지난해 필승조 역할을 해봤다. 비록 올해 개막직후 구위가 다소 흔들리며 2군에 내려갔었지만, 2군에서 9경기에 나와 평균자책점 3.60에 1승1패 2홀드 1세이브를 기록하며 스스로를 다듬었다. 박지훈은 최향남이 빠진 자리에 들어가 우완 필승조 역할을 하게될 전망이다.

한승혁 역시 선 감독이 기대하는 인물이다. 2군에서 한승혁은 선발과 불펜을 오갔다. 5경기에서 23⅓이닝을 던지면서 2승1패 평균자책점 2.70을 기록했다. 박지훈과 마찬가지로 우완 정통파인 한승혁은 1군에서 롱릴리프를 하면서 때로는 대체 선발 혹은 대세가 기운 경기를 깔끔하게 마무리하는 역할 등을 다양하게 소화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불펜의 마당쇠같은 역할이다.


한승혁은 1군 등록 후 아직 던질 기회를 잡지 못했다. 박지훈은 28일에 바로 경기에 투입됐다. 1-2로 뒤진 8회초 1사 만루에 마운드에 올랐다. 비록 첫 상대인 내야수 김태완을 유격수 실책으로 내보냈고 이어 이지영에게도 희생플라이를 얻어맞으며 승계주자 2명이 홈을 밟게 했지만, 공 자체는 괜찮았다. 실책이 아니었으면 실점없이 깔끔하게 이닝을 끝낼 수도 있었다.

이들 두 구원군은 곧바로 주중 두산전과 주말 넥센전을 통해 실전에서 선을 보일 전망이다. 과연 박지훈과 한승혁이 진짜 구원군이 되어 선 감독의 선택을 빛내줄 지, 아니면 또 다른 고민을 안겨주게 될 지는 금세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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