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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 일주일, 한화 NC가 힘내야할 3가지 이유

정현석 기자

기사입력 2013-04-08 11:46 | 최종수정 2013-04-08 11:46


7일 오후 대구 시민야구장에서 2013 프로야구 NC와 삼성의 경기가 열렸다. 2대4로 패배하며 개막 5연패를 기록한 NC 선수들이 시합이 끝나자 경기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대구=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3.04.07.

2013 프로야구 롯데와 한화의 경기가 3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렸다. 8회초 1사 2루 한화 최진행의 우중간 1타점 적시타때 2루주자 김태균이 홈으로 쇄도해 세이프되고 있다.
부산=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3.03.31/

개막 후 1주일. 가장 눈에 도드라지는 현상? 카오스에 빠진 하위 두 팀이다.

지난해 최하위 팀 한화와 신생구단 NC는 약속이나 한듯 연패 행진 중이다. 한화가 7연패, NC가 5연패다. 심상치 않다. 일시적 현상이 아닐 수도 있다는 불안감. 기본기가 흔들리는 플레이를 지켜보노라면 아연한 느낌마저 든다. 한화와 NC의 반전. 과연 가능할까. 두 팀의 운명을 넘어 프로야구 전체를 위해서 꼭 필요한 숙제다.

벌써부터 드러나는 순위 왜곡

롯데와 넥센은 5승2패로 공동 2위다. 롯데의 승리 전부는 한화와 NC를 상대로 얻은 전리품. 넥센은 KIA, LG 등 만만치 않은 상대로 대등 이상의 성과를 거둔 뒤 한화를 제물로 최근 3연승을 달렸다. 개막 2연패로 주춤했던 디펜딩 챔피언 삼성은 NC를 만나 5할 승률로 복귀하며 한숨 돌렸다. 그야말로 '보약'이란 표현이 딱 어울리는 두 팀. 큰 위기 속으로 빠져들 수도 있는 휘청거리는 시점에 한화, NC를 만나면 다시 살아난다. 심지어 싹쓸이 승리로 순위가 몇 계단 상승하기도 한다. 이게 바람직한 모습일까. 스포츠의 가장 큰 매력은 의외성이다. 짜여진 갱대로 움직이는 드라마보다 세련되지는 못한 컨텐츠지만 손에 땀을 쥐며 지켜보게 되는 이유다. '갱 없는 드라마'란 표현이 여기서 나온다. 뻔한 승부는 가장 경계해야 할 흥행의 적신호. 한화와 NC가 시즌 초부터 그 위험한 경계선상을 넘나들고 있다. 심해지면 이들 두 팀의 경기가 열리는 구장마다 썰렁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타깃되면 더 힘들어진다

어느 팀을 상대로 이기든 1승은 그저 1승일 뿐이다. 강팀을 상대로 투수를 총동원하며 힘겹게 이기나 약팀을 상대로 전력 소모를 줄여가며 손쉽게 이기나 1승일 뿐이다. 100m 달리기를 각각 어른, 아이와 겨루게 한 뒤 누구에게 이기든 똑같이 1승을 인정해준다는 뜻.

128경기의 장기레이스. 전략은 분명해진다. 약자를 타깃 삼아 집중 타격하는 것이다. 모든 구단 사령탑 생각이 똑같다.대부분 팀은 5할 승부를 기준으로 삼는다. 한화나 NC전이 있으면 그쪽으로 포커스를 맞춘다. 전력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5할 목표를 손쉽게 달성할 수 있어서다. 가능하다면 원-투-쓰리 펀치를 한화나 NC전에 맞춘다. 대놓고 말은 못해도 각 팀 에이스급 투수들도 가급적 이들 두 팀과 경기를 하고 싶어 한다. 한화와 NC 입장은 난감하다. 속된 말로 '호구' 잡히는 순간이 재앙의 출발점이다.

이러다 모두 다 망한다


한화와 NC의 추락. 내 일 아니라고, 덕 볼 수 있다고 마냥 무관심해도 되는걸까. 아니,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어쩌면 공도동망의 신호탄일 수도 있다. 타 프로 스포츠의 경우를 보자. 국내 프로축구와 농구 인기가 급속도로 위축된 현실은 수요-공급의 불균형에서 출발했다. 잠깐의 성공에 도취되면서 팀을 마구 늘렸다. 프로축구 16개 구단, 프로농구 10개 구단은 한국적 현실에서 과했다. 선수 수급이 원활하게 이뤄지면야 무슨 상관이랴. 하지만 공급이 늘어난 수요를 따라가지 못했다. 수준이 뚝 떨어졌다. 프로답지 않은 경기력. 관중들이 하나둘씩 떠나기 시작했다. 프로축구보다는 유렵축구와 A매치에 눈을 돌렸다. 급기야 승강제까지 실시하면서 흥행을 되살리기 위한 눈물겨운 노력을 하고 있다.

프로야구도 마찬가지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과 2009년 WBC의 큰 성공을 통해 들불처럼 타오른 야구열기. 이에 편승해 9,10구단이 생겼다. 일자리 확대를 원하는 야구인들의 성원도 한 몫했다. 하지만 어쩌면 그 순간이 소위 상투를 잡은 꼴이었는지도 모른다. 프로야구가 성공에 도취돼 있을 무렵 선수수급 창구인 아마추어는 고사 직전이었다. 선수가 모자라 야구부를 접어야 할 학교가 속출했다. 줄어든 인재 풀. 그나마 당장 쓸만한 수준급 선수를 신생 구단이 우선 지명을 통해 싹쓸이해가면서 하위팀 한화는 가장 큰 피해자가 됐다.

해외파 강세와 관심이 도드라질 것으로 예상되는 올시즌. 다저스 류현진과 신시내티 추신수, 오릭스 이대호의 연일 계속되는 맹활약이 국내 프로야구 팬들의 시선을 선진 야구로 돌리는 촉매제 역할을 할 기세다. 안팎의 위기에 직면한 프로야구. 온전히 살아남을 수 있을까. 한화와 NC의 선전만이 해답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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