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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의 베테랑 송신영(36)이 선발투수로서 첫 시험대에 올랐다. 결과는 어땠을까.
아쉬운 수비 실책, 그래도 공격적인 피칭
1회 차화준과 모창민에게 연속안타를 맞고 1사 1,3루 위기를 맞은 송신영은 4번타자 이호준을 2루수 앞 땅볼로 잡아냈지만, 선취점을 내주고 말았다. 하지만 5번 권희동을 초구에 좌익수 플라이로 잡아내며 이닝을 마쳤다. 클린업트리오로 나선 모창민-이호준-권희동은 모두 송신영의 초구를 공략했다. 그만큼 공격적인 투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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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회에도 1회 연속안타를 내줬던 차화준-모창민에게 당했다. 차화준이 우익수 키를 넘기는 3루타를 치고 나갔고, 모창민의 좌전안타로 마지막 점수를 내줬다. 그래도 이날 등판에선 공격적인 피칭, 그리고 이를 토대로 한 탈삼진 능력이 돋보였다.
물론 이제 처음 선발로 나섰을 뿐이다. 2000년대 중반 현대에서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스윙맨 역할을 하긴 했지만, 송신영하면 '중간계투'의 이미지가 먼저 떠오르는 게 사실이다.
2011년 LG로 트레이드되고, 한화로 FA(자유계약선수) 이적하는 과정 모두 불펜투수로서 검증된 능력이 바탕이 됐다. 2011시즌 초반에는 손승락 대신 마무리투수로도 나섰다. 송신영의 마지막 선발등판은 2008년 5월 17일 부산 롯데전이었다. 이때도 2006년 이후 딱 한 번 나왔을 뿐이다.
선발 전환? 가능성 중 하나일 뿐, 투심패스트볼 테스트 집중
아직은 '시험'에 불과하다. 첫 등판으로 많은 걸 판단할 수도 없다. NC 최일언 투수코치는 "오랜만에 던져서 그런지 제구가 높게 형성됐다. 그리고 어디까지나 청백전이었다. 신영이를 비롯한 다른 투수들도 중간에서 롱맨으로 던질 수 있고 하다 보니, 그런 걸 감안해서 길게 던지게 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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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 때부터 연마해온 공이다. 송신영은 주무기인 커브에 슬라이더, 체인지업, 싱커까지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할 수 있다. 커브와 슬라이더 구사 비율이 높은데 여기에 변종직구인 투심패스트볼을 더하려 하고 있다. 구위로 승부하는 스타일이 아니기에 잘 다듬기만 한다면, 어느 보직에서 던지든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 코치는 이날 송신영의 등판에 대해 "새로운 공을 많이 테스트하더라. 투심패스트볼이었다. 무브먼트는 괜찮은데 아직 생각만큼 제구가 되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선발 전환은 아직 '검토중'인 단계다. 그는 "신영이가 빠지면, 중간 쪽이 약해진다. 아직 확정된 건 없다"고 했다.
갑작스런 선발 전환은 투구수나 이닝 문제로 연결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는 큰 문제가 아니다. 캠프 때도 200개 가량의 투구수를 소화해도 별 탈이 없었다. 무엇보다 송신영은 자기관리가 뛰어난 베테랑 중의 베테랑이다. 30대 후반으로 접어들면서 매일 대기하는 불펜보다는 로테이션에 따라 관리해주는 선발이 오히려 더 맞을 수도 있다.
김경문 감독이 송신영의 선발 전환카드를 만지작 거리는 가장 큰 이유는 '경험' 때문이다. NC의 젊은 투수들이 갖지 못한 그 것이다. 시범경기를 통해 1~3선발을 책임지는 외국인선수들은 만족스런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4,5선발로 검토됐던 젊은 투수들은 1군 적응에 문제를 보이고 있다. 송신영이 그 돌파구가 될 수 있을까. 아직은 좀더 지켜볼 일이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