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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용병 3인방의 '순진한' 인터뷰, "한국 좋아요~"

이명노 기자

기사입력 2013-02-11 23:52 | 최종수정 2013-02-12 06:22


스포츠조선과 인터뷰에 응한 NC의 외국인선수 찰리, 아담, 에릭(왼쪽부터). 투산(미국 애리조나)=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3.02.11/

올시즌 NC의 성적, 신생팀의 한계를 벗어날 수 없다는 전망과 의외로 선전할 수 있다는 평이 엇갈린다. '탈꼴찌'가 가능하다고 말하는 이들은 NC의 외국인선수 3명을 강력한 변수로 꼽는다.

홀수구단 체제로 인해 휴식하는 팀이 생기면서 선발이 강력한 팀이 유리해졌다. NC는 기존 팀보다 외국인선수 1명을 더 보유한다는 이점이 있다. 결국 NC는 외국인선수 3명으로 원투스리 펀치를 구성했다. 아담, 찰리, 에릭. 이른바 A.C.E.트리오다.

NC는 신생구단답게 외국인선수 선발 때 기존 방식을 뛰어넘는 획기적인 시도를 했다. 기존 구단들은 한국에 선수를 보내는 에이전트들 안에서 후보군을 추린다. 구단의 요청이 오면, 에이전트가 자료를 보여주면서 "이 선수가 좋다"고 제시하는 식이다. 물론 스카우트팀이 이따금 해외에 나가 자료를 축적하기도 한다. 하지만 계속 거래하던 에이전트들 안에서 새 얼굴을 찾기 마련이다.

NC는 달랐다. 기존 에이전트들을 통하지 않고, 현장에서 직접 부딪혔다. 마이너리그에 가서 선수들을 관찰하고, 에이전트들과 직접 접촉했다. 모두 한국이란 나라에 대해 처음 들어본 에이전트들이었다. NC는 선수들을 직접 보면서 실력 뿐만 아니라 인성까지 살폈다. 신생팀에 걸맞은 융화력, 그리고 젊음이 외국인선수 선택의 기준이었다.

직접 만나본 아담, 찰리, 쉬렉은 보통의 외국인선수와 다른 점이 많았다. 한국어를 먼저 배우고, 언제나 파이팅 넘치는 선수들과 함께 고함을 쳤다. NC의 스프링캠프가 한창인 미국 애리조나주 투산에서 순하디 순한 그들과 인터뷰 시간을 가졌다.


프로야구 제9구단 NC 다이노스는 미국 애리조나에서 2013시즌을 대비한 힘찬 담금질을 하고 있다. NC의 외국인 투수 에릭헤커가 8일 오후 (한국시간) 훈련장이 있는 투산의 레이드파크 아넥스필드에서 열린 자체 청백전을 지켜보고 있다.
투산(미국 애리조나)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3.02.08/
반갑다. 혹시 A.C.E. 트리오라는 말, 들어본 적 있나?

에릭=뭐라고, 그런 말 못 들어봤는데…. 너희 들어봤어? (옆에 있는 아담과 찰리가 웃자)사실 알고 있다. 팬들에게 흥미를 줄 수 있어 좋다고 생각한다. 물론 나한텐 큰 의미가 없다. 우리 팀 승리를 돕는 게 최우선이다.

아담=에릭의 말에 동의한다. 팬들이 우리에게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안다. '에이스'라고 하니까 무게감도 느껴진다.


찰리=팀과 팬들이 거는 기대를 통해 우리가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쑥스럽겠지만, 자신의 장점을 하나만 꼽자면?

찰리=경쟁심. 마운드에 올라가 경기 상황이 어떻게 되든 이기는 것, 경쟁할 줄 아는 게 내 강점인 것 같다.

아담=역시 난 제구력이다. 내가 원하는 곳으로 언제든 공을 던질 수 있다. 힘 조절을 잘 해서 제구력 위주로 피칭하는 게 내 장점이다.

에릭=자세가 아닐까. 언제나 경쟁에서 이기려는 자세. 내가 등판하는 매경기마다 동료들이 "에릭이 나가면 우린 이긴다"는 생각을 할 수 있게 하고 싶다.

NC를 선택하게 된 과정, 포장 없이 솔직하게 얘기해달라

에릭=NC 쪽에서 에이전트에게 먼저 연락을 했다고 들었다. 내 에이전트는 일본리그는 경험했어도, 한국은 처음이었다. 부인이 아시아 문화에 관심이 많아 예전부터 한국이나 아시아에서 활동하는 걸 생각해봤다. 새로운 팀, 새로운 환경, 그리고 새로운 문화를 경험하고, 도전해보고 싶었다.

아담=내 에이전트도 일본이나 대만에나 고객이 있었지, 한국엔 없었다. 에이전트에게 연락이 온 뒤 NC와 한국이란 나라에 대해 듣게 됐다. 계약 조건 역시 나한테 베스트라고 생각해 선택하게 됐다.

찰리=에이전트도 한국은 처음인 것 같았다. 나를 위해서 가장 좋은 선택이 무엇일까 고민했다. 등판 기회나 주변 환경이 가장 큰 부분을 차지했다.


프로야구 제9구단 NC 다이노스는 미국 애리조나에서 2013시즌을 대비한 힘찬 담금질을 하고 있다. NC의 외국인 투수 아담 윌크과 에릭헤커가 8일 오후 (한국시간) 훈련장이 있는 투산의 레이드파크 아넥스필드에서 열린 자체 청백전을 지켜보고 있다.
투산(미국 애리조나)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3.02.08/
한국에서 뛴 동료가 있나?

에릭=많다. 소사(KIA)와 바티스타(한화). 그리고 지금 오클랜드에서 뛰고 있는 트래비스가 있다. 트래비스한테 물어봤더니 좋은 기회라고 말해주더라. 한국에서 뛰었을 때 좋은 점에 대해 말해줬다.

아담=크리스 부첵(전 롯데)이 있다. 부첵은 한국은 미국과 다른 스타일의 야구를 한다고 했다. 그 역시 좋은 기회라고 얘기해줬다.

찰리=난 없다. 내가 처음이다.

한국어를 배우는 이유가 궁금하다. 보통은 배우지 않는 편이다

찰리=통역이 하루에 하나씩 가르쳐준다. 오늘은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란 말을 배웠다.

아담=포수에게 "앉아서 10개만 받아줘"란 말을 할 수 있다. (통역 임채호씨에게)우리의 한국어 점수는 몇 점인가?

통역 임채호씨는 외국인선수 3인방이 한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할 정도로 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임씨는 에릭에게 10점 만점에 2점, 아담에겐 0.5점을 줬다. 아담은 자신의 점수가 믿기지 않는 표정이었다.

아담=0.5점이라니, 말도 안 된다. 난 "앉아서 10개만 받아줘"라고 긴 문장을 할 줄 안다. 도대체 왜 0.5점 밖에 안되나.

에릭=내 점수가 높을 수밖에 없다. 아직은 기초지만 많이 익혀나가고 있다. 혹시 내 노트를 봤나? 난 노트에 코칭스태프와 선수들 이름과 번호를 한글로 적어서 외우고 있다.

찰리=적어도 같이 뛰는 선수들의 이름은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린 팀의 일부분이기 때문에 한국어를 배워 융화되고 싶다.

에릭=언젠간 한국어로 대화하고 싶다. 다른 선수들이 말하고 장난치는 걸 우리도 알아듣고 싶다.

캠프에서 한식과 양식이 함께 나오는 걸로 알고 있다. 한국음식 중 어떤 게 제일 맛있었나

아담=(고개를 가로저으며) 아니다. 한식이 95%를 차지한다.

에릭=난 제육볶음과 LA갈비가 너무 맛있다.

찰리=뭐든지 먹는 걸 좋아한다. 김치도 잘 먹는다. 삼겹살도 맛있고, 쌈장에 찍어먹어도 맛있다. 김치찌개나 된장찌개도 좋다.

아담=요즘 우린 젓가락질을 배우고 있다. 그런데 잘 안 되서 푹 찍어먹은 적이 있다. 그런데 통역이 나한테 뭐라 하더라. 다른 한국선수들도 젓가락으로 찍어먹는 걸 봤다. 억울하다.

에릭=찰리는 먹는 것에 대한 열정이 풍만하다. 아무렇지도 않게 금방 적응하더라.


2013년 프로야구 정규리그 입성을 앞둔 NC 다이노스 선수들이 미국 애리조나 서프라이즈 캔자스시티 로얄스 볼파크에 차려진 전지훈련장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NC 주장 이호준이 9일(한국시간) 훈련중 용병투수 찰리와 에릭에게 국산 글러브에 대한 설명해주며 세심한 맏형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투산(미국 애리조나)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3.02.09/
NC의 전지훈련은 너무 파이팅이 넘쳐 시끌벅적하다. 이런 분위기는 처음 경험했을 것 같은데 어떤가?

찰리=한국선수들에겐 그게 좋은 분위기라고 알고 있다. 개인적으로도 운동량이 많아 지칠 때 서로 격려해주는 건 많은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다시 에너지가 생긴다.

아담=우리한테 정말 흥미로운 일이다. 아침 일찍부터 운동하면서 모두 피곤할텐데 함께 에너지를 상승시키는 효과가 있다. 시끄러운 게 좋다고 생각한다.

에릭=이런 분위기, 너무나 사랑스럽다. 나도 함께 소리 치고 시끄럽게 따라한다.

NC 선수들 중 누가 제일 잘 해주나?

에릭=모두 다 잘해준다. 어린 선수들은 부끄러워하기도 한다. 바로 옆 라커를 쓰는 나성범과 대화를 많이 한다. 하지만 나에겐 감독님이 제일 좋은 친구다.

아담=정말? 아부하지 마라. 난 캐치볼 파트너인 이성민과 대화를 많이 한다. '딸기'로 불리는 이재학과도 친하다.

찰리=이호준, 송신영과 처음 쉬는 날에 골프를 같이 치러 갔었다. 서로 알아가는데 정말 좋은 시간이었다. 영어를 배우고 싶어하는 선수들이 잘 다가온다.

주장 이호준이 며칠 전 글러브 협찬 얘길 꺼냈다. 어떤 기분이 들었나?

찰리=한국선수들이 미국에 온다면, 우리가 준비해줬을 것이다. 그런 마음이 너무 고마웠다.

아담=투수들 몇몇이 스폰서십 얘길 해주고, 여러 회사의 글러브를 구해주는 등 굉장히 잘 해준다.

에릭=굉장하다. 이호준 다운 멋진 모습이었다.


투산(미국)=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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