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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 "현진아, 첫 해 성적 조급해하지 마"

이명노 기자

기사입력 2013-02-06 10:09 | 최종수정 2013-02-07 07:21



'박찬호 키드' 류현진이 대선배의 길을 걸어갈 수 있을까. 박찬호는 자신의 경험에 비춰 "길게 봐라"는 조언을 남겼다.

박찬호는 지난 4일 경기도청에서 열린 '소요산 박찬호 야구공원' 양해각서 체결식을 마친 뒤 미국 생활을 시작하는 류현진에게 조급해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94년 LA다저스에서 데뷔해 메이저리그 동양인 최다승(124승)을 올린 박찬호다. 말 하나 안 통하는 이역만리 먼 나라에서 혼자 싸워 얻은 결과다.

박찬호는 데뷔 첫 해 성적에 연연하지 말 것을 주문했다. 국내 최초의 메이저리거란 타이틀을 달고 미국행 비행기를 탄 박찬호는 신인으로서 빅리그에 직행한 역대 17번째 선수가 되며 현지 언론을 들썩이게 했다. 하지만 2경기 만에 마이너리그로 내려가 2년이란 시간을 기다려야만 했다.

류현진은 지난달 출국하면서 "두 자릿수 승수와 최대한 낮은 평균자책점"을 목표로 삼았다. 여건이 된다면 당연히 신인왕에 도전하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박찬호는 "첫 해 성적만 중요한 게 아니다. 보다 길게 보고, 긴 여정을 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강조했다. 6년 계약을 맺은 류현진에게 조급증은 독이 될 수밖에 없다. 다소 시간이 있으니 메이저리그 적응부터 천천히 계단을 밟아가는 게 중요하다.

박찬호는 "국내 프로야구와 다른 게 너무나 많다. 하지만 그 모든 게 현진이를 발전시킬 것으로 본다"고 했다.

그는 선수생활 마지막 해였던 지난해 고향팀 한화에서 류현진과 한솥밥을 먹었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꿈꿨던 류현진과는 남다른 사이였다. 박찬호는 "같이 생활해 보면서 알 수 있었다. 어려운 게 있어도 잘 넘기는 친구다. 성격도 워낙 좋아 잘 적응할 것으로 본다"며 웃었다.

박찬호의 말대로 긴 여정을 떠나는 류현진, 그의 메이저리그 적응은 벌써 시작됐다. 지난 2일(이하 한국시각) 일찌감치 애리조나에 위치한 다저스 캠프에서 훈련을 시작했다. 투수조 소집은 오는 13일이지만, 미리 몸을 만들기 시작했다.


'빅리거' 류현진의 첫 발걸음은 다저스 스프링캠프 현장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의사소통 문제가 있겠지만, 넉살 좋은 류현진에게 큰 장벽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서두르지 않고, 길게 보면 된다. 수많은 후배들이 박찬호의 길을 따랐듯, 류현진도 힘찬 발걸음을 시작했다. 이제 류현진의 차례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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