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년생-92학번은 한국 야구에서 '황금세대'로 불렸다. 한국 야구사에 획을 그을만한 인물들이 너무나 많이 나왔기 때문이다.
데뷔 첫해에 30홈런으로 홈런왕에 오른 박재홍은 도루도 36개나 기록하면서 한국프로야구사상 첫 30-30클럽에 가입하며 신인왕에 올랐다. 박재홍은 이후 98년과 2000년에도 30-30클럽에 가입해 유일하게 30-30클럽을 세차례 기록한 선수가 됐다. 김성근 감독이 "타격할 때 왼발이 타석을 벗어난다"며 부정 타격 시비를 할 정도로 박재홍은 무서운 존재였다. 2003년 트레이드로 고향팀 KIA에서 뛴 박재홍은 2005년 SK에 둥지를 틀어 지난해까지 17년간 프로에서 뛰면서 통산 타율 2할8푼4리, 300홈런, 1081타점, 267도루를 기록했다. 300홈런은 역대 7번째로 달성했다.
새롭게 선수협 회장을 맡으면서 선수협의 위상을 새롭게 올린 것도 박재홍이었다. 전임 사무총장의 비리로 얼룩졌던 선수협을 강한 카리스마로 다시 일으켰고, 올스타즌 보이콧, 골든글러브 시상식 보이콧 등 강력한 압박으로 지지부진하던 10구단 창단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이제 73년생 중 현역 생활을 하는 선수는 넥센의 송지만뿐이다. 연봉도 2억5000만원에서 1억7000만원이나 깎인 8000만원에 재계약했다. 이제 한국 야구역사에 큰 부분을 차지했던 '황금세대'가 저물고 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