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10구단 KT, 이제는 '오픈마인드'로 승부한다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13-01-20 11:01


17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2013년도 KBO 정기총회가 열렸다. 2008년 이후 5년 만에 열린 이번 정기총회에서 KT의 10구단 신규회원가입이 결정되었다. 정기총회 후 염태영 수원시장(왼쪽부터)과 이석채 KT 회장이 KBO 구본능 총재에게서 회원가입 인증패를 받아들고 있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3.01.17.



"오픈 마인드다."

KT가 프로야구 10구단의 주인으로 최종 확정됐다.

이제 본격적인 창단 준비작업에 들어갈 단계다. 여전히 KT는 관심의 대상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새롭게 출범하는 10구단의 탄생 과정을 지켜보는 것도 야구팬들에겐 즐거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KT 입장에서는 주변의 지나친 관심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앞으로의 창단과정은 10구단 유치과정처럼 경쟁체제가 아니기 때문에 굳이 보안유지가 생명인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창단 작업에는 사람을 뽑는 인사 문제가 개입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어느 정도 입단속이 필요하다. 한데 관심의 눈길이 너무 많으면 억측과 입방아만 난무할 수 있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는 속담처럼 주변의 입방아에 걸리면 10구단에 성공한 KT의 순항 모드에도 제동이 걸릴 우려가 있다.

그러나 KT는 자신감이 넘쳤다. "오픈 마인드(열린 마음)로 쿨하게 공개할 것은 공개하고, 전문가들의 조언을 얻어가며 창단을 준비한다"는 것이다.


KT가 이같은 기본 행동방침을 정했다는 사실은 10구단 창단 승인이 떨어진 순간부터 예고됐다는 게 수원-KT TF팀의 설명이다.

그 예고편은 전북-부영에 대한 감사표시와 프레젠테이션의 비밀 공개였다.

이석채 KT 회장은 지난 17일 한국야구위원회(KBO) 총회에서 최종 승인을 받고 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경쟁을 벌였던 전북-부영측에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다"는 말을 했다.

사실 전북-부영은 유치경쟁 과정에서 이 회장의 임기제가 안정적인 구단운영에 해가 된다고 지적하는 등 네거티브 공세를 펼쳐 KT쪽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

그런데도 이 회장이 감사의 뜻을 표시한 것은 승자의 립서비스나 마음에 없는 요식행위가 아니었다. 평가위원회 프레젠테이션(10일)이 끝난 뒤 17일 총회 이전까지 그동안 준비과정을 돌아보고 반성하는 시간들을 가졌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새삼 깨닫게 된 것이 전북-부영과의 선의의 경쟁이었다. KT 관계자는 "전북 측과 경쟁을 하게 되면서 차별화하기 위해 체계적인 홍보전략과 순서를 짜게 됐고 효과를 크게 봤다"면서 "특히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10구단 유치신청서와 프레젠테이션에 실현 가능하고 구체적인 청사진만 골라 담는 등 진정성에 집중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만약 경쟁자가 없이 10구단 유치운동을 펼쳤더라면 프로야구 발전에 고민하는 깊이가 달라졌거나, 정치판의 '아니면 말고'식 공약도 간혹 섞일 수도 있었다는 것이 KT측의 고백이다. 그래서 전북-부영이 진심으로 감사했다.

이어 KT는 프레젠테이션에서 어떤 내용을 골자로 평가위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는지 그 비밀을 공개했다. ▲이석채 회장의 열정과 추진력 ▲'빅 테크테인먼트' 등 구단운영에 대한 청사진과 논리적인 설명 ▲동영상-초콜릿 등 감성기법이 담겨 있었다는 것이다.

프레젠테이션 내용 공개는 시험에서 어떤 답안지를 제출했는지 까발리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KBO로서도 선뜻 행하기 힘든 일이다. 하지만 KT가 먼저 알아서 패를 열어보였다.

"앞으로 KT는 모든 10구단 관련 작업을 투명하고 화끈하게 전개해 나갈 것이라는 의지를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라는 게 KT 측의 설명이다.

KT 관계자는 "비공개로 진행된 프레젠테이션에서 과연 어떤 내용으로 좋은 점수를 얻었는지 모든 분들이 궁금했을 것이다. KT가 괜히 10구단 유치에 성공한 게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떳떳하게 공개하고 궁금증을 해소해주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깨끗하게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공개할 것은 공개한다'는 게 10구단 KT의 나아갈 길잡이였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