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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클럽팀을 대상으로 한 전국대회가 열린다. 조별예선부터 진행돼 8강부터는 토너먼트로 진행된다. 전국에서 모여 1박2일간 대회를 치른다. 주최는 어딜까. 놀랍게도 한 고등학생이 만든 대회다.
'동네 야구' 수준이 아니다. 유니폼과 장비도 갖추고 운동한다. 야구에 대한 열정은 사회인야구 못지 않다. 청소년 클럽팀 교류의 장인 한 인터넷 커뮤니티의 회원은 5만명이 넘는다.
마음만은 프로선수 못지 않지만, 뛸 곳이 마땅치 않다. 번듯한 리그도 없고, 부모님 용돈을 쪼개 운동에 쓰는 수준이다 보니 친선경기를 치를 만한 운동장 잡기도 쉽지 않다.
고등학생 한 명이 개최한 대회치곤 규모가 크다. 총 12개팀, 180여명이 참가한다. 이틀에 걸쳐 하루는 조별예선, 하루는 토너먼트가 진행되기에 식사와 숙박까지 책임져야 한다. 배재고 야구장, 남양주 삼패리 야구장 등을 빌리고, 서울 강동구 인근의 관광호텔까지 예약했다. 남부럽지 않은 구장에서 뛸 기회도 만들었다. 안성의 인조잔디구장과 마사토구장도 빌렸다.
1인당 참가비는 고작 1만5000원. 다른 대회보다 저렴해 참가학생들의 호응도가 좋다고. 고군이 한 의류업체를 스폰서로 확보하면서 비용 부담이 준 게 이유였다. 처음엔 아들의 치기 어린 행동으로 치부하던 부모님이 지인을 연결시켜줬다.
당초 5일과 6일로 예정된 대회가 계속된 눈으로 2주 미뤄진 게 아쉬울 따름. 야구장 측에서 '힘들겠다'는 의사를 밝히자 대회를 2주 미뤘다. 19일과 20일에 여는 대회를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는 중이다.
장차 스포츠마케터가 꿈인 고군은 "공부도 열심히 하겠다는 조건 하에 부모님이 조금 도와주셨다. 어릴 때부터 야구를 좋아했는데 베이징올림픽을 보고 나서 직접 하는 야구에 관심이 생겼다. 앞으로도 이런 대회가 많이 열렸으면 좋겠다"며 활짝 웃었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