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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약체 WBC대표팀? 4강 진출 가능한가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2-12-24 14:20


내년 3월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 출전하는 한국 대표팀은 역대 최약체로 꼽힌다. 지난 2009년 열린 2회 대회서 준우승을 차지한 뒤 시상식에 참가한 한국 선수들. 스포츠조선 DB

한국은 내년 3월 열리는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주요 선수들이 대거 불참해 최강의 전력을 꾸릴 수 없는 형편이다. 마운드의 주축이 돼야 할 류현진(LA 다저스)과 김광현(SK), 봉중근(LG) 등이 부상 등의 이유로 참가 불가를 결정했다. 국내 최고 선수들은 물론, 해외파까지 총동원됐던 1,2회 대회와 비교해 투수진 전력이 크게 약화된 게 사실이다. 타자중에서도 최근 신시내티로 옮긴 추신수의 출전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추신수는 내년 새 팀에서 FA 대박을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할 입장이다. 신시내티의 스프링캠프에서 팀 적응에 올인해야 한다. 본인의 의지가 아무리 크다 하더라도 참가가 힘든게 사실이다. 이래저래 대표팀 사령탑을 맡은 삼성 류중일 감독의 걱정은 클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한국은 지난 1,2회 대회에 이어 3연속 4강에 오를 수 있을까. 현실적으로 쉬운 일은 아니다. 역대 WBC 대표팀 가운데 최약체임을 부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4강에 오르려면 본선 1,2라운드를 통과해야 한다. 이번 대회는 1,2회와 달리 지역 예선(Qualifying Round)을 포함해 총 4개 라운드로 세분화돼 치러진다. 이미 지역 예선을 통해 스페인, 캐나다, 브라질, 대만이 본선 1라운드에 진출했다. B조에 편성된 한국은 네덜란드, 호주, 대만 등과 함께 내년 3월2일 대만 타이중에서 풀리그로 1라운드를 벌인다. B조에서는 객관적인 전력에서 앞서는 한국과 대만이 2라운드에 진출할 가능성이 높다. 아무래도 호주와 네덜란드는 실력이 떨어진다. 여기까지는 별다른 문제가 없을 듯하다.

그러나 본선 2라운드에 오르면 상황은 달라진다. 1라운드 A조에서 일본과 쿠바가 올라올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A조 나머지 두 팀은 약체 중국과 브라질이기 때문에 일본과 쿠바가 손쉽게 조 1,2위를 나눠가질 것이 확실시된다. 2라운드 역시 4팀이 참가하며 그중 2팀이 결승 라운드에 오른다. 그렇다면 한국은 2라운드서 일본과 쿠바, 적어도 두 팀 중 한 팀은 꺾어야 미국 샌프란시스코 AT&T파크에서 열리는 결승 라운드에 오를 수 있다.

일본 역시 한국과 마찬가지로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대거 불참을 통보해 와 대표팀 구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본 프로야구, 즉 국내파 선수들로만 대표팀을 구성할 예정으로 한국처럼 1,2회 대회보다 전력이 다소 떨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일본 프로야구 수준은 우리보다 한 수 위다. 최정상급 선수들만 모아놓으면 비슷한 실력이라는 말도 있지만, 객관적인 전력에서 밀리는 것이 사실이다. 역대 WBC에서 한국은 일본과 맞붙어 4승4패의 호각세를 보였다. 대회 방식에 문제가 있기도 했지만, 일본을 압도하지는 못했다. 특히 1회 준결승전, 2회 결승전에서는 힘과 기술에서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물론 일본도 한국이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쿠바의 전력은 거의 알려진 바가 없다. 하지만 아마야구 최강이라는 표현 자체로도 위협적인 팀이 아닐 수 없다. 지난 2008년 베이징올림픽 결승에서 만났던 쿠바의 전력은 지금도 비슷한 수준이라는 정도로 파악되고 있다. 당시 멤버들 가운데 상당수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거나 은퇴를 했지만, 워낙 선수층이 두터운 국가이기 때문에 만만히 볼 수 없는 상대다. 공교롭게도 한국은 WBC에서 쿠바와 단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다. 그러나 이번에는 2라운드의 중요한 고비에서 격돌할 공산이 크다.

일본과 쿠바를 넘지 못하고는 4강 진출의 꿈을 이룰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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