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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선수 브랜든 나이트(37)과 앤디 밴헤켄(33), 그리고 김병현(33). 염경엽 넥센 히어로즈 감독이 머릿속에 그려놓은 내년 시즌 1,2,3선발이다. 시즌 중에 변화가 생길 수 있겠지만 일단 세 명의 선발을 확정했다고 한다. 두 명의 외국인 투수는 이미 검증을 거친 선발투수이니 새로울 게 없다.
사실 두 사람이 내년 시즌에도 올해만큼 해줄 수 있을 지는 확신하기 어렵다. 물론, 염 감독도 이런 부분을 충분히 고려해 내년 시즌 전력 구상을 하고 있다.
그런데 염 감독은 왜 김병현을 선발투수로 미리 못을 박아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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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오랜 공백은 쉽게 메워지지 않았다. 애초부터 선발 투수를 원했던 김병현은 제구력이 흔들렸고,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약했다. 또 62이닝 동안 홈런을 6개나 내주는 등 고비마다 큰 것 한방에 쓴웃음을 지었다.
이런 김병현에게 염 감독이 신뢰를 보내는 이유는 무엇일까.
김병현의 구위가 시간이 흐를수록 살아날 거라는 믿음에서다. 올시즌 내내 김병현은 굴곡이 심했다. 고전을 거듭하다가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되기도 했으나 호투를 펼쳐 팀에 힘을 불어넣기도 했다. 그런데 전반적으로 후반에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9월 한 달간 6경기에 등판해 14⅔이닝을 던져 평균자책점 3.08을 기록했다. 시즌 평균자책점이 5.66임을 감안하면 눈에 띄는 기록이다. 염 감독도 이점을 주목했다.
그는 "김병현의 나이를 감안하면 아무리 공백이 길었다고 해도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본다. 올해 다소 고전했으나 시간이 흐를수록 예전의 모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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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로즈는 올해 초 김병현과 총 16억원(계약금 10억원, 연봉 5억원, 인센티브 1억원)에 계약했다. 막대한 금액을 투입한 만큼 소득이 있어야 한다. 감독 입장에서는 고연봉 선수, 구단이 전략적으로 투자해 영입한 선수를 외면하기 어렵다. 어떻게 해서든지 활용을 해야 하는 입장이다. 염 감독이 일찌감치 김병현을 선발 투수로 쓰겠다고 공표한 것은 김병현에게 올겨울 확실하게 몸을 완성시키라는 메시지다.
김병현은 마케팅 차원에서도 의미있는 존재이다. 올시즌 김병현 경기 때면 평소보다 많은 팬이 목동구장을 찾았다. 또 김병현은 팀의 간판, 얼굴 역할이 가능하나 선수이기도 하다.
염 감독은 "일단 시즌 초반 무조건 선발로 내세울 생각이지만 그 이후에는 본인 하기에 달려 있다"고 했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