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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10구단 시대가 열린다. 더불어 야구계의 숙원이던 양대리그의 시대가 온다.
우선 양대리그 필요성에 대한 야구계 전반의 공감대가 형성돼야 한다. KBO는 아직 양대리그 도입 여부에 관한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양대리그의 장점은 독립적인 두 리그의 대표팀을 뽑아 포스트시즌에서 최강자를 가릴 수 있는 공정한 시스템을 운영할 수 있다는 것에 있다. 즉 양 리그 순위에 따라 결정된 포스트시즌 진출팀들이 똑같은 조건하에서 우승에 도전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페넌트레이스 우승팀이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를 거치고 올라온 팀과 또다시 챔피언전을 치러야 하는 데서 오는 구조적인 불합리성이 사라진다. 또한 최근 10년간 이어진 '페넌트레이스 1위=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뻔한 구도에서도 벗어날 수 있게 된다. 즉, 미국이나 일본처럼 각 리그 페넌트레이스 우승팀과 한국시리즈 우승팀이 똑같은 지위와 가치를 얻게 된다는 것이 중요하다.
양대리그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면, 두 가지를 고민해야 한다. 두 리그를 나누는 방법과 포스트시즌 운영 방식이 그것이다. 먼저 10개팀을 양 리그로 나누는데는 여러가지 방법이 있을 수 있다. 프로야구는 지난 99~2000년, 두 시즌 동안 매직-드림리그로 나눠 양대리그를 운영한 바 있다. 당시 양 리그를 나누는 기준은 전년도 팀순위였다.
99년 양대리그 첫 시즌에는 98년 1위 현대, 4위 두산, 5위 해태, 8위 롯데가 드림리그에 편성됐고, 2,3위 LG와 삼성, 6,7위 쌍방울과 한화가 매직리그에 속했다. 2000년에는 99년 양리그 순위에 따라 두산, 현대, 해태, 삼성이 드림리그, 나머지 한화, 롯데, LG,그리고 쌍방울 구단을 인수해 창단한 SK가 매직리그로 편성됐다. 당시처럼 직전 연도 성적을 반영해 양 리그를 나누면 리그간 전력 편차를 없앨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경우 양대리그 첫 시즌인 2015년에는 10구단을 2014년 1~9위 다음인 10위로 평가해 편성할 수 있다. 예를 들면 2014년 1,4,5, 8,9위를 A리그, 2,3,6,7위팀과 10구단을 B리그로 편성하면 된다. 직전 연도까지 최근 5년 또는 10년 성적을 합산해 그 순위에 따라 양 리그를 나누는 것도 또다른 방법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순위에 따른 방식은 매년 양 리그 편성팀이 바뀌어 리그의 정체성이 흔들린다는 단점이 있다. 이를 해결하려면 미국이나 일본처럼 양 리그 소속팀을 고정시켜 지속시키는 방법을 쓸 수 있다. 중부와 남부 또는 동부와 서부, 지역을 기준으로 나눌 수도 있고, 비슷한 색깔의 기업끼리 편성할 수도 있다. 이 경우 리그간 전력 편차가 발생할 수 있는데, 그 극복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점이 애로사항이 될 것이다.
물론 리그별 팀이 결정되면, 올스타전도 그에 따라 치르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메이저리그처럼 올스타전 승리 리그에 한국시리즈 홈어드밴티지를 부여할 수도 있다.
포스트시즌, 4강 토너먼트가 이상적
포스트시즌 운영방식은 진출팀 숫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10개팀이 리그에 참가하니 4팀이 포스트시즌에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리그별로 6개 팀이 소속된 일본의 경우 양리그 1~3위팀간에 1,2차 클라이맥스시리즈를 거쳐 재팬시리즈를 치르는 방식을 쓰는데, 국내야구는 리그 3위까지 포스트시즌 진출 자격을 주기에는 팀수가 적다. 즉 10개팀 체제에서는 양 리그 1,2위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크로스 토너먼트 방식으로 플레이오프를 갖고, 승자간에 한국시리즈를 벌이는 것이 이상적이다.
4강전은 플레이오프로 명명하면 되고, 5전3선승제 또는 7전4선승제로 치르면 된다. 플레이오프 승자간 펼치는 한국시리즈는 지금처럼 7전4선승제가 무난하다.
그에 앞서 페넌트레이스 일정을 편성할 때는 같은 리그 팀간 경기수가 훨씬 많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리그간 독립성이 주어지고, 리그내 순위도 의미가 커진다. 이때 같은 리그 소속팀끼리 경기를 할 때 한 팀이 남는 경우가 발생하는데, 해당 팀은 다른 리그의 남는 팀과 경기를 하면 된다. 그와는 별도로 서로 다른 리그 팀간 경기를 펼치는 인터리그(교류전) 기간을 따로 편성할 수도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