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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에게 한-미 신인왕 석권을 바라는 이유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12-12-11 08:55


신인왕은 일생에 한번 뿐이라고들한다. 신일 때 받을 수 있는 유일한 상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류현진은 또 한번 신인왕에 오를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류현진은 이미 지난 2006년 신인왕과 MVP를 동시에 석권하며 한국 프로야구의 대표 선수가 됐었다. 7년간 한국의 대표 투수로 활약한 뒤 미국으로 진출했다. 내년이면 한국에서는 프로 8년차의 중고참의 자리지만 미국에서는 완전 신인이다. 성적에 따라서 신인왕에 오를 수 있다. 한국 프로야구에서는 미국이나 일본의 프로 출신 선수는 신인으로 분류하지 않지만 미국에서는 타 프로리그의 경력을 인정하지 않는다.

일본 프로야구 출신 선수들이 그랬다. 일본에서 MVP까지 받았던 최고의 선수들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해서는 신인아닌 신인으로 취급받았다. 일본 프로출신 선수가 메이저리그 신인왕을 받은 경우는 세차례다. 95년 긴테쓰에서 LA 다저스 유니폼을 입은 노모 히데오가 첫 테이프를 끊었다. 90년 긴테쓰에 입단했을 때 신인왕과 MVP를 동시에 거머쥐었던 그였다. 98년 MVP 출신인 마무리 사사키 가즈히로는 2000년 시애틀에 입단해 그해 37세이브를 기록해 아메리칸리그 신인왕에 올랐다. 일본이 자랑하는 타자였던 이치로는 메이저리그에서도 대표타자가 됐다. 2001년 시애틀에 입단한 이치로는 242개의 안타를 때려내며 아메리칸리그 신인왕과 MVP를 동시에 석권했다. 일본 프로야구에서 최고의 선수로 활약했던 이들이 메이저리그에서 신인왕을 연거푸 수상하자 신인왕 자격에 대한 논란이 일기도 했다. 그러나 일본프로 출신 선수들은 미국에 진출한 뒤 계속 신인왕 자격을 얻고 있다.

올해는 텍사스에 입단한 다르빗슈 유는 16승9패, 평균자책점 3.90의 준수한 성적을 올렸으나 LA 에인절스의 마이크 트라우트에게 밀려 신인왕 수상에는 실패했다.

아직 한국 선수중에서 메이저리그에서 신인왕에 오른 경우는 없다. 메이저리그를 호령한 박찬호나 추신수도 가져보지 못한 상이다.

류현진은 내년에 신인왕 자격을 얻게 된다. 국내 7년간 통산 98승52패 평균자책점 2.80을 기록해 국내 최고 투수로 군림한 류현진은 2008베이징올림픽과 2009WBC 등에서 해외의 막강 타자들을 압도해 국제무대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내년시즌 한-일 대표 투수들의 신인왕 맞대결도 기다려진다. 바로 시카고 컵스에 입단한 일본인 마무리 후지카와 규지 때문이다. 보직은 선발과 마무리로 다르지만 한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선수다.

메이저리그라는 큰 무대에서 신인으로 돌아가는 류현진이다. 그러나 한국 프로야구 출신으로 한국 야구의 위상과도 연결된다. 모든 한국 팬들이 류현진에게 두번째 신인왕, 나아가 MVP까지 바라는 이유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류현진이 지난 2006년 신인왕과 MVP를 석권한 때의 모습. 류현진은 내년엔 다시 메이저리그 신인이 된다. 스포츠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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