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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중근이 자존심 회복을 할 수 있을까. 이대형의 삭감폭은 얼마나 될까.
도입 첫 해였던 2010년 말에는 이 기준을 엄격히 적용했다. 박명환(방출·5억원→5000만원) 정재복(1억원→3800만원) 심수창(현 넥센·7000만원→3000만원) 등이 굴욕적인 삭감률을 받아들였다.
대신 오지환(2400만원→1억200만원), '작은' 이병규(배번7·2800만원→1억원) 등은 제도의 수혜자였다. 전체 파이를 나눠먹는 '상대평가' 형태가 되자 자연스레 연공서열이 파괴됐다. 당시 2년차와 5년차였던 오지환과 이병규가 단숨에 억대연봉에 진입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기업에서 선호하는 성과주의에 가까워진 것이다.
WS가 0에 가까워 당초 1억원 미만의 연봉이 책정됐으나, 팀 기여도(±10%)가 추가로 도입되면서 겨우 억대 연봉의 자존심은 지켰다. 봉중근의 케이스처럼 에이스의 상징성 또는 수술과 재활 등을 고려하지 않았기에 조금의 수정을 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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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신연봉제는 계속 된다. 지난해 함께 굴욕적인 결과를 받아들여야만 했던 봉중근과 이대형은 1년만에 희비가 엇갈리게 됐다. 봉중근은 지난해부터 착실히 재활프로그램을 소화해 1이닝 재활등판으로 시즌을 시작했다. 리즈의 마무리전업이 실패하자 소방수로 변신하면서 26세이브를 올렸다. 27번의 세이브 기회에서 블론세이브는 단 한차례에 불과했다.
불안했던 LG의 뒷문 고민을 해결해줬다는 면에서 인상 요인은 확실하다. 다시 에이스의 자존심을 회복할 기회다. 물론 마이너스 요인도 있다. 유일한 블론세이브였던 지난 6월22일 잠실 롯데전에서 분을 못 이기고 소화전을 내려쳐 3주간 자리를 비운 게 '옥에 티'다. 지난해 자신을 도운 '팀 기여도' 측면에서 손해를 볼 수도 있다.
이대형은 김무관 코치의 집중 지도 아래 타격폼 수정에 온 힘을 쏟았지만, 데뷔 후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말았다. 101경기서 타율 1할7푼8리(258타수 46안타) 1홈런 19타점 25도루. 지난해 이미 40%에 가까운 삭감률을 기록했지만, 또다시 큰 폭의 삭감이 불가피하다.
신연봉제에서 제외되는 FA계약선수와 외국인선수를 제외하면, 유원상이 눈에 띄는 인상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봉중근과 함께 뒷문을 지키며 셋업맨 혹은 임시 마무리로 필승계투 역할을 했다. 유원상의 올시즌 기록은 58경기서 4승2패 3세이브 21홀드 평균자책점 2.19, 연봉은 6000만원이었다. 데뷔 후 최초로 억대 연봉자 반열에 올라설 것으로 보인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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