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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만 유니폼 3개 조영훈, NC에서 '야구인생 3막' 성공할까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2-11-16 12:23 | 최종수정 2012-11-16 12:24


KIA와 SK의 2012 프로야구 경기가 5일 광주 무등구장에서 열렸다. 4회말 2사 KIA 조영훈이 SK 윤희상의 투구를 받아쳐 우측담장을 넘어가는 동점 솔로홈런을 날리고 있다.
광주=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2.09.05/

'성공'에는 과연 어떤 요소들이 필요할까. 타고난 재능? 완벽한 기회? 성실한 노력? 어느 것 하나 안 필요한 것이 없다. 그런데 또 이 모든 요소들이 다 갖춰졌더라도 반드시 성공하는 것도 아니다. 프로야구 선수 중에는 재능에 노력까지 더하고, 기회마저 부여받았는데도 만개하지 못하는 케이스가 꽤 많다.

삼성에서 올 시즌 KIA로 트레이드 되더니 다시 NC다이노스에 지명돼 한 해에 팀을 두 번이나 옮기게 된 조영훈이 어쩌면 이 불행한 모집단에 포함될 지도 모르겠다. 선동열 류중일 김경문 등 쟁쟁한 감독들이 한결같이 그 자질을 칭찬하고 탐냈으니 분명 타고난 능력치는 매우 좋다. 또 야구 이외에는 별로 관심사가 없을만큼 노력파이기도 하다. 게다가 삼성 시절부터 그를 눈여겨봤던 선 감독은 KIA 지휘봉을 잡자마자 끈질긴 요청 끝에 삼성에서 그를 트레이드 해왔다. 그리고는 당장에 주전 기회를 부여했다. 기회마저도 완벽했다.

하지만 결국 조영훈의 2012시즌은 '실패'로 귀결되고 말았다. 이적 초반 생애 첫 만루홈런을 치면서 '제2의 김상현'으로서 이적생 신화를 쓰는 가 했더니 금세 페이스가 꺼졌다. 참나무 장작처럼 강하고 오래 타올랐어야 하는데, 마른 들풀처럼 확 타올랐다가 재만 남긴 형국이다. 올 시즌을 마친 조영훈의 기록은 89경기에 나와 타율 2할(230타수 46안타)에 6홈런 36타점이다. 특별히 퇴보하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뚜렷이 향상되지도 않은 늘 비슷했던 레벨의 기록이다.

그러나 조영훈에게 부여된 기회와 관심을 돌이켜보면 너무나 아쉬운 성적임에 분명하다. 삼성 감독 시절 조영훈의 자질을 칭찬했던 선 감독은 KIA 부임이후 허약한 팀내 좌타자 라인의 강화와 부상이 잦은 최희섭의 뒤를 받쳐줄 인물로 조영훈을 탐냈다. 결국 치밀한 트레이드 논의 끝에 투수 김희걸과 1대1 트레이드를 시즌 중반 단행했다. 선 감독은 조영훈이 팀에 합류하자마자 중심타자와 1루수의 특명을 부여했다. 수시로 칭찬했고, 못쳐도 내보냈다. 실책을 해도 개의치 않았다. 선수가 성장하려면 꾸준한 기회를 주면서 다그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영훈의 투지는 갈수록 시들어갔다. 결국 시즌 막판에는 주전자리를 잃었고, 20명의 보호선수 명단에조차 포함되지 못했다. 감독이 야심차게 트레이드 해 온 선수를 보호선수 명단에서 뺐다는 것은 결과적으로 '트레이드 실패'를 자인하는 셈이다. 재능과 기회에 노력이라는 '성공의 3요소'를 모두 갖추고도 성공과는 멀어지는 모양이 마치 팀 동료 신종길같다. 신종길 역시 조영훈과 마찬가지로 여러 감독들이 일찌감치 재능을 인정하고 기회를 줬지만, 꽃을 피우지 못한 대표적 인물이다. 선 감독 역시 시즌 초반 신종길을 주전 외야수로 중요했다가 얼마 후 2군에 내려보냈다. 그러고보면 조영훈은 '제2의 김상현'이 아니라 '제2의 신종길'으로 볼 수 있다.

조영훈의 야구인생을 아직 '실패'로 완전히 규정할 수는 없다. NC 다이노스 김경문 감독이 다시 그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인생에는 세 번의 기회가 온다'고들 하는데, 어쩌면 조영훈에게는 이것이 그 마지막 세 번째 기회인지도 모른다. 이 기회를 살릴 수 있을 지 말 지는 전적으로 조영훈 스스로에게 달려있다. NC에서 새로 여는 조영훈의 야구인생 '3막'을 지켜보자.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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