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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터의 신' 마리아노 리베라, 2013년에도 양키스를 지킬까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2-11-16 11:02


"핀스트라이프(뉴욕 양키스의 줄무늬 홈 유니폼을 통칭) 이외의 유니폼을 입는 것은 상상조차 안해봤다"

현존하는 메이저리그 최고의 마무리이자, '커터의 신'으로 통하는 마리아노 리베라에게는 현재 두 가지 질문이 주어진 상태다. 하나는 '과연 2013년에도 여전히 현역으로 뛸 수 있는가'이고, 다른 하나는 '현역으로 뛴다면 여전히 뉴욕 양키스와 함께 할 것인가'이다. 내년에 만 44세가 되는, 은퇴가 전혀 어색하지 않은 나이의 이 대투수에게는 두 질문 모두 쉽게 답하기 어려운 '난제'다.

하지만 리베라는 의외로 명쾌한 대답을 내놨다. 첫 번째 질문에도 두 번째 질문에도 리베라의 대답은 모두 '예스'다. 리베라는 "핀스트라이프가 아닌 유니폼을 입은 내 모습은 상상도 안해봤다"며 친정팀 양키스에 대한 강한 애정을 보이고 있다. 또 재활 역시 매우 성공적이라며 만족스러워했다.

리베라는 16일(한국시각) 파나마와 브라질의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지역예선이 열린 고향 파나마의 로드 카루 내셔널 스타디움에 나타났다. 지난 5월에 오른쪽 무릎 십자인대가 끊어지는 부상 이후 재활 중이라 파나마 대표팀의 일원은 아니었다. 하지만 리베라는 경기장을 가득 메운 고향팬들의 열렬한 환호성을 한 몸에 받았다.

이유는 리베라가 이 경기의 시구자로 나섰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 최고의 마무리 투수로 인정받고 있는 리베라는 파나마 출신 메이저리거로서는 가장 성공한 선수로 손꼽힌다. 비시즌에는 고향 파나마를 찾아 봉사활동 등을 하기도 한다. 그래서 파나마에서 리베라는 가히 '살아있는 전설'일 정도다. 그런 리베라가 비록 시구이긴 해도 부상을 극복하고 다시 마운드에 선 모습을 보이자 고향 팬들이 감동한 것이다.

리베라 역시 벅찬 심정을 드러냈다. MLB.com과의 인터뷰에서 리베라는 "오늘 시구에 대해 무척 큰 자부심을 느낀다. 바로 이곳이 내 고향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리베라는 "고향에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즐겁고 자부심이 든다. 오늘 (시구자로서)첫 번째 공을 던지는 것 보다 (파나마의 마무리로서)마지막 공을 던지길 바랐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대신 파나마의 승리를 기원하겠다"고 밝혔다.

리베라는 지난 5월 4일 캔자스시티 원정경기를 앞두고 외야에서 굳이 안해도 되는 뜬 공을 잡는 연습을 하다가 무릎을 다쳤다. 이후 6월에 수술을 받고 현재까지 재활을 진행하고 있다. 상당히 회복된 것으로 보인다. 리베라는 "아직은 100%의 몸상태가 아니라 파나마 대표팀에서는 뛸 수 없다"면서 "그래도 재활이 굉장히 잘 이뤄지고 있어 기분이 좋다. 매우 힘든 과정이었지만, 지금까지 잘 진행됐다. 차근차근 몸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재활이 성공적으로 끝난다는 전제 하에 리베라는 내년 현역 연장을 위해서 새로운 계약을 해야 한다. 우선순위는 친정팀 양키스다. 이미 리베라는 이달 초 뉴욕 양키스 브라이언 캐시맨 단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내년에도 양키스에서 뛰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1995년 양키스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리베라는 통산 18시즌 동안 오로지 '양키스의 수호신'으로 살아왔다. 올해까지 1051경기에 등판해 76승58패 608세이브에 평균자책점 2.21을 기록 중이다. 리베라는 "(재계약과 관련해서는)지금은 할 말이 없다"면서도 "그러나 명백하게 그리고 확실하게 양키스에서 뛰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커터의 신'이 부활하는 그날, 과연 선명한 세로 줄무늬 유니폼을 입고 있을 지 기대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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