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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삼성은 너무 강하다, SK 롯데 그 이상도 대항마 아니다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2-10-26 11:28 | 최종수정 2012-10-26 11:28


24일 오후 대구 시민운동장에서 2012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1차전 삼성과 SK의 경기가 열렸다. 1회말 1사 1루서 삼성 이승엽이 좌월 2점 홈럼을 친 후 류중일 감독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대구=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2.10.24.

지금의 삼성 야구는 너무 강하다. 그나마 싸워볼만할 것으로 생각했던 SK가 삼성 앞에서 힘없이 무너져내리고 있다. 2연승을 한 삼성은 기세 등등하게 빨리 한국시리즈를 끝낼 조짐이다.

133경기를 치르는 페넌트레이스에서 아무리 강팀이라도 승률 7할 이상을 기록하기는 어렵다. 야구라는 종목의 특성상 잘 해도 승리에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분명히 강팀과 약팀은 구분이 된다. 평소 실력이 그대로 반영되는 페넌트레이스와 단기전인 포스트시즌에서 절대 강자가 가려진다.

삼성은 지난 4~5월 기대이하의 경기력을 보여주면서 7위(8개팀 중)까지 추락했다. 그러다 6월부터 가파르게 치고올라와 7월초부터는 줄곧 1위를 유지했다. 그 결과 페넌트레이스 우승으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했다.

시즌 중반 1위로 치고 올라갔을 때 삼성의 모습이 요즘 SK와 만날 때와 비슷하다. 삼성의 투타 밸런스가 절정에서 조화를 이루는 시점이다.

당시 일부에선 삼성은 이제 더이상 국내리그에서 뛰어선 안 된다고는 실현불가능한 칭찬을 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삼성은 내년부터 10경기 이상 접어주고 시즌을 시작해야 공평하다고까지 했다.

삼성이 SK를 다루듯이 경기를 하면 대항마가 없는 것은 맞다. 삼성은 SK와의 1,2차전에서 경기를 완전히 지배했다. 주도권을 단 한 번도 SK에게 넘겨주지 않았다. SK가 이 정도였다면 롯데, 두산, 그외 4강에 오르지 못한 4개팀은 붙어보지 않아도 결과가 불을 보듯 뻔할 것이다.

야구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가장 첫 번째 꼽는게 투수력이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선수 시절 번번이 해태(현 KIA)에 당하면서 배운게 하나 있다. 투수가 약한 팀은 절대 우승하지 못 한다는 진리였다. 류 감독이 삼성에서 선수로 뛰었던 1987년부터 1999년까지 삼성은 한국시리즈에서 단 한 번도 우승을 못했다.

삼성 야구는 해태 왕조를 주도했던 김응용 감독(현 한화 감독)과 선동열 감독을 통해 팀 컬러를 공격에서 수비로 바꿔 놓았다. 선동열 감독이 삼성을 이끌었던 시절 그 밑에서 투수로 성장한 오승환 안지만 윤성환 장원삼 등이 지금 삼성 마운드의 핵이 돼 있다.


삼성 레전드인 류중일 감독은 두 해태 출신 사령탑 밑에서 그의 시대가 오기만을 기다렸다. 그는 명품 유격수 출신으로 코치시절에는 주로 작전 주루 수비를 담당했다. 투수쪽의 전문가는 아니다. 하지만 그는 일본인 오치아이 코치와 김태한 코치의 도움을 받아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국내 최강 마운드를 잘 꾸려나갔다. 전공 분야가 아니기 때문에 투수 출신 코치들의 조언을 경청한다. 류 감독은 팔꿈치가 좋지 않은 베테랑 사이드암스로 권오준 대신 프로 2년차 심창민을 과감하게 최종 엔트리에 포함시켰다. 심창민은 SK와의 1차전 때 중간 불펜으로 등판, 제몫을 다해 팀 승리를 도왔다.

선동열 KIA 감독은 이번 시즌 삼성 마운드를 보면서 무척 부러워했다. 삼성 투수들은 서로 던지겠다고 하는 반면 KIA 투수들은 아프다고 난리였다. 윤성환은 지난 6월 허벅지 근육을 조금 다쳐 2군으로 갔다가 1군 마운드에 다시 서는데 약 두 달이 걸렸다. 10일쯤 있다가 올 생각으로 내려간게 그렇게 길어졌다. 삼성 마운드에 기량이 좋은 선수들이 많아서 한번 빠지면 들어오는데 긴 시간이 걸리는 것이다. 이번 한국시리즈를 준비하면서 11승을 한 고든이 선발이 아닌 불펜으로 내려갈 정도다. 윤성환 장원삼 배영수 탈보트 4인 선발 체제다. 중간 불펜에는 안지만 권 혁 고든 차우찬 정현욱 심창민 김희걸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특급 마무리 오승환은 맨 뒤를 받치고 있다.

선발-중간 불펜-마무리가 숙련된 기계처럼 돌아간다. 실수를 용납치 않는다. 조금 흔들리는 것 같으면 바로 교체다. 윤성환이 힘이 빠진 것 같으면 심창민이 바로 등판한다. 그리고 더 큰 산인 안지만 권 혁 오승환이 차례로 올라와 상대 타자들을 짓눌렀다.

마운드가 무너지지 않으면 타자들은 홀가분한 마음으로 타격에 집중할 수 있다. 이승엽과 최형우가 홈런 한방씩을 때렸다. 박석민도 언제라도 한방을 칠 수 있는 힘과 기술을 갖고 있다.

삼성은 2000년대 세 차례(2002년, 2005~06년)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했다. 그리고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우승에 근접하고 있다. 그들은 프로야구 초창기 시절 해태 처럼 우승을 밥먹듯이 하는 장기집권을 꿈꾼다. 요즘 처럼 야구를 하면 해태를 뛰어넘을 수도 있다. 지금의 삼성은 든든한 금전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 또 최고 기량을 갖춘 선수들이 흘러넘치면서 한반도가 좁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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