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아니 현재 모비스 함지훈은 난감하다.
함지훈은 화려한 피봇으로 골밑 1대1에 강하다. 하지만 수비자 3초룰이 없어지면서 함지훈의 골밑활동변경은 급격히 좁아졌다. 당연히 공격의 효율성이 떨어진다. 수비자 3초룰의 폐지로 좋은 블로커의 수비력은 극대화된다. 하지만 함지훈은 운동능력이 그리 좋은 선수가 아니다.
부실한 외국인 선수도 문제다. 함지훈이 골밑에서 좋은 움직임을 갖기 위해서는 모비스 외국인 선수 맥카스킬과 라틀리프의 역할도 중요하다. 하지만 위력적이지 않다. 때문에 상대팀에서는 함지훈의 수비를 외국인 선수에게 맡기는 현상도 나타난다. 문태영과의 동선이 가끔씩 겹치는 문제도 있다. 이런 복합적인 요인 때문에 함지훈의 위력은 많이 줄어든 상태다.
21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모비스와 KCC의 경기. 함지훈은 15득점, 5리바운드를 올렸다. 경기 후반 결정적인 1대1 공격을 성공시키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모비스는 문태영(20득점, 5리바운드)과 양동근(10득점), 그리고 함지훈의 삼각편대를 앞세워 KCC를 79대66으로 완파했다. 4쿼터 60-56으로 앞선 상황에서 함지훈은 잇단 골밑돌파로 KCC 코트를 초토화시켰다.
결국 경기종료 3분45초를 남기고 73-58로 리드,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
함지훈의 문제는 시간이 좀 걸린다. 단기간에 외국인 선수와의 호흡, 문태영과의 조화가 이뤄지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함지훈은 매 경기 여러가지 시도를 하고 있다.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이날 함지훈의 경기력에 대해 만족하지 않았다. 경기가 끝난 뒤 "함지훈이 중거리슛을 전혀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많은 움직임을 통해 미들 레인지에 공간을 창출하고 비시즌 내내 연습했던 중거리슛을 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함지훈 역시 "감독님의 말씀에 동의한다. 좀 더 많은 집중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편, 원주에서는 오리온스가 동부를 82대66으로 눌렀다. 전태풍(15득점, 7어시스트)과 최진수(16득점, 4리바운드)가 맹활약했다. 동부는 김주성(16득점)이 분전했지만, 여전히 이승준(6득점)은 팀에 적응하지 못했다. 울산=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