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사면초가다.
팀의 중심을 받치던 마운드가 무너졌다. 셋업맨 박희수와 마무리 정우람이 한꺼번에 부상으로 1군에서 사라졌다. 가장 중요한 위기에 등판해 불을 끈 박희수와 경기의 마무리를 책임졌던 정우람은 불펜진의 핵심 중의 핵심이었다. 1점차의 살얼음판 리드도 둘이 등판할 땐 큰 점수차가 됐다. 둘이 빠지자 곧바로 그 여파가 나타났다. 21일 롯데전서 2-2로 팽팽하던 7회 대거 5점을 내주며 패했고 24일 KIA전도 1-0의 리드에서 9회말 2점을 내줘 역전패했다. 둘의 부상 이후 1승3패의 부진.
불펜의 불안에 이만수 감독은 선발을 길게 던지게 해 불펜 운용에 숨통을 틔우겠다는 구상을 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을 판이다. 든든히 선발로테이션을 지키던 마리오가 부상으로 2주 이상 빠지게 됐다. 23일 KIA전서 왼쪽 무릎을 다친 것. 25일 정밀 검진 결과 왼쪽 무릎에 염증이 생겨 완치까지 2주 정도 소요된다는 판정을 받았다. 오랜 기간이 아니어서 천만다행이지만 현재의 치열한 순위싸움에서 든든한 선발의 공백은 클 수 밖에 없다.
이런 상황이 되면 고개를 타선에 돌릴 수 밖에 없다. 점수를 많이 내지 못해도 굳건한 마운드와 좋은 수비로 막아냈지만 막아내는데 한계가 있는 상황에서는 타선이 터져줘야하는 것. 그러나 타선은 여전히 고개를 숙이고 있다. 꾸준히 팀타율은 2할5푼대를 유지하고 있다. 25일 현재 2할5푼5리로 7위. 팀득점도 6위. 팀 도루도 33개로 꼴찌여서 팀홈런 1위의 장타가 터지지 않으면 경기가 어려워진다.
이만수 감독은 "없으면 없는대로 하면 된다. 좋은 선수들이 해줄 것"이라며 선수들에 대한 믿음을 드러낸다. 21일 5선발로 나온 박정배가 6⅓이닝 무실점의 호투를 한 것은 분명 작은 희망이다.
SK는 26일부터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삼성과 주중 3연전을 치른다. 1위를 지킬 수 있을까. 불확실성에 놓여있는 SK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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