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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박종윤은 항상 생글생글 미소를 짓는다. 데뷔 후 처음으로 원없이 야구를 하는 자체가 즐거운 듯, 항상 감사하고 기쁜 표정으로 훈련에 임한다. 성적도 훌륭하다. 특히 이번 LG와의 3연전을 스윕할 수 있었던 데는 박종윤의 활약이 결정적이었다. 22일 첫날 경기에서 5안타를 몰아치더니 24일에는 잘던지던 주키치를 침몰시키는 결승 3루타를 작렬시켰다.
때이른 무더위도 체력을 떨어뜨리는데 한 몫했다. 최근 수도권의 낮 기온은 기본 30도를 넘겼다. 상대적으로 시원한 부산을 등지고 이 때 딱 맞춰 원정길에 올랐다. 보통 6월 말쯤이면 첫 장마가 찾아와 쉬어야 하는 타이밍이지만 올해는 좀처럼 비소식이 없어 선수들은 연전을 치를 수 밖에 없었다. 전준우, 김주찬, 조성환, 손아섭 등 주전급 선수들은 하나같이 "힘들다"며 혀를 내둘렀다.
물론 프로가 환경 탓을 할 수는 없다. 그렇게 따지만 다른 7개 구단 선수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하지만 박종윤의 경우 상황이 조금 다르다. 2001년 입단한 박종윤은 올해로 프로 12년차지만 개막부터 주전으로 나서는 풀타임 시즌은 사실상 올해가 처음이다. 따라서 시즌을 길게 보고 체력 안배를 하는 요령이 있는 베테랑 선수들을 따라갈 수 없다. 또 "나는 아직 주전이 아니다"라고 말하는 만큼 매경기가 그에게는 절박하다. 실전 경기 뿐 아니라 훈련하는 매순간 혼신의 힘을 다한다. 그렇게 야구장에서 하루 6시간을 보내면 당연히 진이 빠질 수 밖에 없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