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양상문 위원 "류현진 부상 주기적 휴식이 특효"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12-06-19 10:33 | 최종수정 2012-06-19 10:33


7일 오후 대전 한밭야구장에서 2012 프로야구 롯데와 한화의 경기가 열렸다. 4회초 롯데 강민호에게 좌중월 2점 홈런을 허용한 한화 류현진이 아쉬워하고 있다.
대전=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2.06.07.


"주기적으로 쉬어줘야 한다."

한화 에이스 류현진의 복귀가 임박했다. 지난 10일 등근육 부상으로 재활군에 갔다가 10일째를 채우게 됐다.

류현진이 빠진 동안 2승5패(18일 현재)에 그친 한화로서는 에이스의 귀환이 반가울 수 밖에 없다. 다만 류현진이 작년처럼 부상이 재발하는 약재가 겹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그렇지 않아도 올시즌 단골 최하위로 고전하고 있는 한화다. 실낱같은 포스트시즌의 꿈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류현진이 버텨주는 게 가장 절실하다. 그렇다고 하늘만 바라볼 수는 없다. 또 다치지 않도록 관리를 해줘야 한다.

이런 한화의 절박함을 알았을까. 한화 한대화 감독의 79학번 동기이자 투수 출신인 양상문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이 류현진의 부상에 대해 조언했다.

류현진의 부상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8∼9경기 선발 이후 선발 로테이션 1회 정도 걸러주는 게 필요하다"는 것이다.

양 위원은 "류현진의 등근육 상태가 한계점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이런 부상은 신통한 치료법이 있는 것도 아니다"면서 "적절한 타이밍에 휴식을 주며 지친 근육이 회복할 시간을 주는 등 주기적인 관리법이 상책"이라고 말했다.


양 위원이 이같은 '처방'을 내린 이유는 류현진의 부상원인을 바라보는 시각때문이다. 양 위원은 2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얽혀서 부상이 발생했다고 했다.

류현진은 지난해 왼쪽 견갑골(어깨와 등근육 사이) 부상을 했다가 올해는 대각선 방향 반대쪽인 오른쪽 옆구리 부위에 담증세(근육뭉침)를 보였다.

양 위원은 류현진 특유의 투구폼이 등근육을 많이 사용하게 된다고 진단했다. 류현진은 다른 투수에 비해 팔로스루에서 피니시까지의 동작이 상당히 큰 편이다.

다른 투수들은 피칭때 팔과 상체의 스윙를 끊어지듯 멈추는 반면 류현진은 상체를 깊게 숙이는 스타일이라는 것이다. 상체의 굽임 각도가 큰 만큼 등근육의 피로도가 커지게 된다.

지난해 왼쪽에 탈이 났던 것을 조심하면서 피칭을 하다 보니 되레 반대쪽에 무리가 오기도 한다.

양 위원은 "류현진의 투구폼에 문제가 있다는 건 아니다"면서 "그렇지 않아도 등근육 사용이 많은 투구폼인데 과거의 과도한 투구량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사람의 등근육이라는 게 버틸 수 있는 한계 사용량이 있다. 류현진의 경우 그동안 누적된 활동량이 등근육이 견딜 수 있는 수준을 초과한 수준에 달했으니 서서히 탈이 난다는 것이다.

이른바 '에이스의 비애'다. 류현진은 최근 몇년새 많이 던진 게 아니라 고교 시절부터 에이스라는 이유로 많은 공을 던져왔다. 프로에 데뷔(2006년)해서도 베이징올림픽이 있던 2008년과 부상으로 가장 오래 쉬었던 2011년을 제외하고 매시즌 최다이닝 2위를 기록할 정도로 '열심히 일한' 류현진이다. 그 사이 등근육의 누적된 피로도는 높아졌고 이제부터 적신호를 보내기 시작한 것이다.

양 위원은 "대개 고교시절 최고 유망주로 꼽히다가 막상 프로에 와서 신인때 반짝 하고 이후 시원치 않은 경우가 많은데 비슷한 사례라고 보면 된다"면서 "타고난 하드웨어와 훈련을 겸비한 류현진이었기에 오래 버텨온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류현진의 투구폼을 당장 바꿀 수도, 피로해진 등근육을 재생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 양 위원이 제시한 방법이 주기적 휴식법이다.

양 위원은 "10경기 선발에 한 번이면 45일 이후 10일 정도 휴식을 하게 된다. 이것만 해도 등근육이 다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 위원의 처방에 따르면 한화가 최근 11경기 출전했던 류현진을 쉬게 한 것은 상당히 적절한 조치였다. 적절하게 쉬고 돌아온 류현진이 '구세주'로 뜨는 일만 남았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