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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김진욱 감독은 양의지만 보면 웃음이 절로 나온다고 한다.
여유로운 행동에 긍정의 마인드, 이것이 두산 '안방마님' 양의지의 장점이다. 양의지는 1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전에서 패색이 짙던 9회초 2사 2루서 마무리 김사율의 초구 142㎞짜리 바깥쪽 직구를 밀어쳐 역전 투런포를 날렸다. 경기후 양의지는 "노리고 있던 직구가 들어와 방망이를 돌렸다"고 했는데, 실제 완벽한 타격 밸런스로 배트를 돌려 가볍게 때린 것이 라인드라이브로 우측 담장을 넘어갔다.
양의지는 덩치와 달리 몸이 유연해 타격에도 소질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 감독은 "의지의 타격폼은 일반 야수들보다 좋다. 정확히 맞히기도 하지만 힘을 싣는 재주도 있다. 타격폼이 부드럽기 때문이"라고 칭찬했다. 양의지는 2010년 포수 신인으로는 최초로 20홈런을 쳤고, 지난 시즌에는 3할 타율을 쳤다. 올시즌 기록은 이날 현재 타율 3할3푼1리에 2홈런 12타점. 지금의 컨디션을 유지하면 이달 말 규정타석을 채워 타격 랭킹에도 오를 수 있는 성적이다.
이날 롯데전서 홈런을 친 뒤 양의지는 9회말 수비때 1루수로 수비를 들어갔다. 그런데 생애 처음으로 1루수 미트를 낀 양의지는 포수 자리에 앉은 후배 최재훈과 눈빛을 주고받으며 웃음을 짓는 모습이 TV 화면에 잡혔다. 1루수를 보는게 어색했는지, 천진난만한 웃음을 지어보이며 자신의 기분을 그대로 드러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