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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3번째 '엘넥라시코', 3가지 관전 포인트는?

남정석 기자

기사입력 2012-05-21 11:09


◇지난 10일 목동 넥센-LG전에서 2대1로 승리하며 위닝시리즈를 만든 넥센 선수들이 승리 후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목동=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m.com



◇같은 날 9회 마지막 공격에서 패색이 짙자 심각한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응시하고 있는 LG 선수들. 목동=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m.com
요즘 프로야구를 달구는 가장 '핫'한 팀인 단연 넥센과 LG다. 넥센은 팀 최다 연승 타이인 6연승, LG는 4연승이다.

시즌 전 똑같이 하위권으로 분류됐던 팀들의 눈부신 분전으로 프로야구판은 절대강자나 절대약자가 없이 요동치고 있다. 관중 흥행면에서도 벌써 200만명을 넘으며 고공행진을 벌이는 것도 두 팀의 역할이 크다.

이런 두 팀이 제대로 만났다. 22일부터 잠실구장서 올 시즌 3번째 '엘넥라시코'를 가진다. 시즌을 거치며 좀처럼 맞기 힘든 초상승세에서 하필 최고의 라이벌을 만난 것이다. 앞선 두차례의 3연전 대결(1경기는 우천순연)에서 넥센이 4승1패로 앞서지만, 최근 수년간 두 팀은 만날 때마다 끝까지 결과를 알기 힘든 대혈전을 펼쳤다. 이번 3연전은 두 팀뿐 아니라 프로야구 전체 판도를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대결로 꼽힌다. 만나기만 하면 포스트시즌을 연상시킬만큼 집중도가 뛰어난 두 팀의 대결을 3가지 관점에서 짚어본다.

누구의 기세가 더 강할까?

3경기 모두 비기지 않은 한 연승 기록은 깨지게 된다. 팀 최다 연승 달성에 1승만을 남긴 넥센의 의지가 더 강할 것은 분명하다. LG는 97년과 2000년 각각 10연승의 기록을 가지고 있다.

현재로선 두 팀의 기세는 우위를 논하기 힘들다. 넥센은 지난주 롯데와 삼성 등 그동안 유독 약했던 두 팀을 상대로 연속 스윕(3연승)을 했고, LG 역시 잠실 라이벌이자 상대전적에서 계속 뒤졌던 숙적 두산에 스윕을 했다. '구원' 관계를 가지고 있기에 두 팀의 대결은 늘 초 긴장감 속에 진행된다. 오죽하면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숙적 관계인 레알 마드리드와 FC바르셀로나의 '엘클라시코'에서 따온 '엘넥라시코'라는 이름까지 붙었다.

따라서 이번 3연전에서 위닝시리즈를 가져가는 팀은 당분간 상위권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반대의 팀은 치명상을 입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만약에 일방적인 경기인 스윕이 나온다면 그 파급효과는 엄청나다. 이 경기가 끝난 후 넥센은 한화와, LG는 KIA와 주말 3연전을 갖는다. 아무래도 하위권 팀들이라 부담은 덜하다. 두 팀 모두 라이벌전에 총력을 기울일 것은 자명하다.


김병현, 구름관중 모을까?

넥센 김병현은 지난 18일 국내 무대에 첫 선을 보였다. 메이저리그를 호령했던 선수의 등장에 야구팬들이 큰 호응을 보낸건 당연하다. 덕분에 넥센은 창단 후 처음으로 삼성전에서 매진을 기록하는 진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정상적인 로테이션이라면 김병현은 3연전의 마지막날인 24일 등판할 예정이다. 구름관중이 모여들 것은 자명하다. 박찬호가 잠실구장에 첫 선을 보였던 지난 17일, 평일인데다 LG-한화전이라는 비인기 매치업에도 불구하고 매진이 된 바 있다.

역대로 두 팀이 잠실구장에서 만났을 때 2만7000석이 꽉 들어찬 적은 없었다. 아니 1만명 이하 경기가 대다수였다. 하지만 적어도 이날만큼은 다를 것으로 보인다. 새롭게 만들어진 빅카드인데다, 김병현까지 나온다면 평일 경기이지만 역대 최초 만원 관중 사례가 나올 수도 있다. 첫 경기서 아쉽게 5이닝 투구에 실패했던 김병현이기에 두번째 경기에 나서는 마음가짐이나 몸 상태는 분명 다를 것이다. 또 목동구장과 달리 경기장이 넓은데다, 메이저리그에서 늘 경험하던 구름관중 속에서 피칭을 하기에 더욱 편안하게 투구를 할 것이다. LG가 예상 로테이션대로 에이스 주키치를 내세운다면 근래 보기드문 빅뱅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강정호와 박병호, 아치 행진 이어갈까?

넥센 강정호와 박병호가 봇물 터진 홈런 레이스를 잠실에서도 이어갈지는 또 하나의 흥미진진한 관전 포인트다.

21일 현재 강정호는 13홈런, 박병호는 8홈런으로 이 부문 1위와 3위를 달리고 있다. 또 강정호는 32타점, 박병호는 30타점으로 이 부문에서 나란히 1,2위를 다투고 있다. 더 이상 좋을 수 없는 그림이다. 두 선수는 서로의 존재감 때문에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 선수가 치면 바로 다른 선수가 따라가는 은근한 경쟁도 상승 효과를 낳고 있다.

강정호가 19일 삼성전에서 13홈런째를 치자 박병호는 20일 삼성전에서 상대팀 에이스 탈보트를 상대로 연타석 아치를 그려냈다. 그런데 강정호는 올 시즌 잠실에서 단 1개의 홈런도 치지 못하고 있다. 홈런 1위의 자부심을 이어가기 위해서라도 잠실구장에서의 시즌 마수걸이 홈런을 정조준하고 있다.

박병호는 올 시즌 잠실에서 1개를 쳤는데, 마침 지난 4월26일 LG전이었다. 지난해 7월 LG에서 트레이드가 된 후 친정팀을 상대로 약한 모습을 보이다, 지난 9일 LG전에서 5타수 2안타 4타점의 맹타를 휘두르며 비로소 감을 되찾고 있어 이번 3연전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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