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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전 11연패, 거인 앞 종이호랑이 왜?

정현석 기자

기사입력 2012-05-20 13:31 | 최종수정 2012-05-20 13:31


KIA 윤석민이 2010년 8월 홍성흔에 이어 조성환에게 사구를 던진 뒤 롯데 덕아웃을 향해 허리 숙여 사과를 하고 있다. 스포츠조선DB

19일 부산사직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롯데와 KIA의 경기에서 롯데 강민호가 4회 KIA 심동섭을 상대로 좌중월 3점 홈런을 날렸다. 홈에서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강민호.
부산=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m.com/2012.5.19

이쯤되면 트라우마가 우려된다. 벌써 11연패다.

KIA의 '거인 징크스'가 심상치 않다. 벌써 1년 가까이 한번도 이겨보지 못했다. 19일 부산 사직 경기에서 1대6으로 완패하며 지난해 6월30일 이후 11연패에 빠졌다. KIA는 왜 롯데만 만나면 맥을 못추는 것일까.

윤석민의 부재, 스토퍼가 없다

어떤 종류의 연패든 끊어야 한다. 에이스의 역할이 필요한 이유. 하지만 KIA 마운드에는 에이스가 없다. 적어도 롯데만큼은 그렇다.

대한민국 우완 에이스 윤석민이 없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해부터 롯데전에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맞대결 기회가 거의 없었다. 고작 2경기에 나섰다. 그나마 선발은 딱 1차례였다. 7⅔이닝 2홈런 포함, 11안타 6볼넷 4실점. 승리 없이 1패. 평균자책 4.70은 7개 구단 중 최악이다.

단 1경기 선발. 벤치에서 의도적으로 롯데와의 매치업을 피한 측면이 있다. 이유가 있다. 2010년 여름, 연이은 사구 사건이었다. 순위 싸움이 한창이던 8월 윤석민은 홍성흔의 왼손등을 맞힌데 이어 9일 뒤 손에서 빠진 공이 조성환의 헬멧을 때렸다. 모자를 벗고 사과했지만 온-오프라인에서 롯데 팬들의 인신공격에 가까운 거센 비난에 시달렸고 윤석민은 이로 인해 정신적 후유증을 겪었다.

쓰린 기억, 완전히 잊을 수는 없다. 아무래도 몸쪽 공을 바짝 붙이기가 부담스럽다. 스윙스피드가 빠른 롯데 타자들에게 바깥쪽 공략으로만 우위를 점하기는 쉽지 않은 일. 여러가지 부담을 고려해 벤치는 롯데전을 가급적 피했다. 그러다보니 부담감이 조금씩 더 커지는 악순환 상황이다.

'천적'이 득시글 하다


반대로 롯데 선수들은 KIA만 만나면 신바람을 냈다. 투-타에서 '천적'들이 우글댄다. 고원준은 대표적 '호랑이 사냥꾼'이다. 지난해 6경기에서 4승무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1.66을 기록했다. 마무리 김사율도 지난해 KIA전 8경기에서 단 한번도 실패하지 않았다. 1승1홀드,2세이브, 평균자책점 0.93. 좌완 불펜 강영식도 지난해 KIA전 4경기에서 2홀드, 평균자책점은 0다.

타자들도 KIA 투수들을 상대로 자신감이 넘친다. 강민호는 지난해 KIA전 타율 0.360에 이어 올해는 0.444를 기록중인 대표적 KIA 저격수다. '나 홀로 포수 출전' 속에 지친 기색이 역력하던 그는 19일 사직 경기에서 심동섭을 상대로 3점 홈런을 날렸다. 홍성흔도 지난해 KIA전 타율 0.354에 이어 올해 역시 0.417로 뜨겁다. 톱타자 김주찬도 지난해 KIA전 타율 0.333에 이어 올해 1경기에서 6타수3안타(0.500)를 기록하며 공격의 첨병으로 맹활약 중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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