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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광주 경기. KIA가 1-0으로 앞선 8회초. 노히트노런 행진을 펼치던 윤석민이 1사 후 손시헌에게 적시타를 허용했다.
윤석민은 이날 경기를 지배한 괴물이었다. 직구(최고 149㎞)와 슬라이더(최고 141㎞)의 투피치로 시원시원하게 두산 타자들을 돌려세웠다. 이날 투구수 108개 중 직구(59)와 슬라이더(39)가 98개에 달했다. 5회까지 단 67개의 공으로 퍼펙트 행진을 펼쳤다. 선 감독은 불안했다. 경기 끝나고 "차라리 안타를 초반에 맞았더라면 싶었다"고 고백했다. 누구 못지 않게 대기록 달성 실패 후유증의 상실감을 잘 아는 그다.
실제 윤석민은 대기록을 의식했다. "5회 끝나고 나서 솔직히 퍼펙트가 의식이 되더라. 그러고 나니 6회 선두 타자 최재훈에게 사구가 나왔다. 8회 들어갈 때 노히트노런을 의식했다. 그러니까 안타를 맞더라"며 웃었다. 하지만 윤석민은 "아쉽지만 이것도 좋은 경험이 아니겠는가"라고 긍정적으로 이야기를 했다.
투구 패턴도 진화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두산전에 5⅔이닝만에 투구수 조절에 실패하며 6안타 2실점하며 물러난 이후 리턴 매치. 윤석민은 "지난 두산전에 맞혀잡으려고 변화구를 다양하게 던졌는데 먹히지 않았다. 그래서 오늘은 직구와 슬라이더 위주로 힘있는 피칭을 했다. 상황에 따라 패턴은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경험과 마인드에서 동시에 업그레이드되고 있는 대한민국 우완 에이스. 그 진화의 끝은 과연 어디일까.
광주=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