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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철이가 쳐줘서 더욱 기분 좋았습니다."
이날 9회 임재철이 타석에 들어서기 직전, 김 감독은 임재철을 불렀다. 투아웃이기 때문에 무조건 안타를 치거나, 출루를 해야 동점 또는 역전을 이룰 수 있는 상황이었다. 김 감독은 스윙을 크게 하지 말고 짧게 맞히는 타격을 하라고 했다. 임재철은 노리던 체인지업이 날아들자 가볍게 밀어쳐 우측으로 날려보냈다. 김 감독의 주문과 임재철의 노려치기가 딱 맞아떨어진 것이다.
김 감독은 "주장 임재철의 역전타가 좋은 계기가 돼서 그 동안의 연패를 말끔히 씻고 선수들의 분위기 반전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을 것 같다"며 이날 역전승의 의미를 부여했다.
지난해말 임재철이 선수들의 결정에 의해 새 주장으로 뽑히자 김 감독은 두 손을 들고 박수를 보냈다. 당시 김 감독은 "주장은 선수들을 대표한다. 코치급 대우를 해줘야 한다"고 했다.
임재철이 종아리 부상을 딛고 지난달 17일 1군에 오른 이후 김 감독은 팀워크가 더욱 단단해질 것을 기대했다. 이날 경기전 임재철은 선수들을 모아놓고 "초심으로 돌아가자"며 필승을 다짐했다. 연패 탈출을 위해 한 마음으로 뛰어보자는 의미. 이날 역전승은 경기 후반 포기하지 않고 1,2점씩 추격해 얻은 성과다.
하지만 주장이라고 해도 주전 특혜는 없다. 임재철은 현재 상대 선발투수와 상황에 따라 선발 또는 백업으로 출전 기회를 얻고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