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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환, 12회 동점 등판은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2-05-11 09:42


롯데와 삼성의 주중 3연전 마지막날 경기가 1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렸다. 연장 12회말 롯데 강민호를 좌익수 플라이로 처리하며 2대2 무승부로 경기를 마무리한 삼성 오승환-진갑용 배터리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부산=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2.05.10/

양승호 롯데 감독이 8번째 투수로 마무리 김사율 카드를 뽑아들었다. 김사율은 삼성 4번부터 6번까지 박석민(삼진) 최형우(3루수 뜬공) 배영섭(삼진)을 깔끔하게 처리했다. 선발 투수 4명을 뺀 마지막 카드였던 김사율이 삼성의 연장 12회초 마지막 공격을 막아냈다. 이제 롯데의 12회말 마지막 공격만 남았다.

누가 마운드에 오를까. 류중일 삼성 감독의 선택은 철벽 마무리로 통하는 오승환이었다. 삼성의 10일 1군 등록 엔트리 투수 중 그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투입 가능한 카드는 3명이었다. 오승환 백정현 김효남 중 2-2 팽팽한 상황에서 한 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줄 투수가 필요했다. 삼성은 8일과 9일 롯데전에서 2연승했다. 팀의 상승 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해 이런 연장 혈투에서 질 경우 데미지가 클 수 있다. 게다가 다시 짐을 꾸려 서울로 이동해야 했다. 삼성은 11일부터 서울 잠실에서 LG와 3연전을 해야 했다.

오승환의 상대은 김사율과 똑같이 롯데 4번 홍성흔부터 시작됐다. 오승환은 흔들리지 않았다. 홍성흔을 우익수 뜬공으로, 박종윤을 삼진으로, 강민호를 큼지막한 좌익수 뜬공으로 막아 무승부를 지켰다.

류중일 감독의 맞장 대응 전략은 유효적절했다. 팀의 상승 분위기를 유지하기 위해 반드시 지지 말았어야 했다. 그러기 위해선 오승환에게 3경기 연투를 시킬 수밖에 없었다. 2군에서 갓 올라온 좌완 백정현과 김효남이 감당할 수 있는 경기가 아니었다.

오승환이 세이브 상황에서만 등판해야 할 필요는 없다. 오승환도 큰 범위에서 팀을 위기에서 구해야 하는 구원 투수다. 10일 부산 롯데전 연장 12회말 2-2 동점 상황은 위기로 봐야 한다. 오승환의 세이브가 중요한 게 아니라 팀이 져서는 안 된다.

오승환은 지난달 26일 대구 롯데전 6실점과 지난 8일 부산 롯데전 1실점을 내줬다. 롯데 타자 중 전준우와 김주찬 등은 오승환에게 유독 강한 면을 보였다. 오승환이 롯데 트라우마를 가질 만했다. 하지만 오승환은 8일 1실점하면서도 2대1로 승리, 세이브를 올렸다. 9일에도 3대0 승리를 지키면서 세이브를 추가했다. 그리고 10일 동점을 지켜냈다. 스스로 롯데전에서 나쁜 기억을 씻어내며 극복해 나가는 모습을 보였다.

오승환은 지난해 47세이브에 평균자책점 0.63의 놀라운 기록을 세웠다. 잠시 흔들렸던 한국 최고의 마무리는 롯데와의 3연전을 통해 다시 완전히 자신감을 회복했다고 볼 수 있다. 그의 돌직구도 가운데로 쏠리면 맞는다는 걸 보여주었다. 하지만 조금 긴장하고 던지면 오승환의 돌직구는 여전히 치기 어렵다는 걸 재확인시켜주었다. 그의 구속 150㎞대의 회전이 많이 걸린 직구는 여전히 알면서도 치기 어려웠다. 자주 두들겨 맞을 공은 아니었다.

하지만 오승환은 3일 연투를 했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오승환이 최대 4일까지 연투가 가능하다고 본다. 따라서 이번 LG와의 3연전(11~13일)에선 오승환의 투구수 안배를 해줘야 할 것이다. 결국 천하의 오승환도 무리를 하면 다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부산=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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