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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균의 득점공헌도 평가 점수는 상대적으로 월등한 편이다. 득점공헌도 평가 항목인 OPS(출루율+장타율)와 득점권 타율에서 각각 1.136와 0.435를 기록하며 지수 1.571을 획득했다.
2위 넥센 강정호(1.466)를 비교적 여유있게 따돌린 것이다. 김태균은 홈런랭킹 공동 선두(8개)이자 최고 OPS(1.166)를 기록한 강정호에 비해 장타 능력에서는 떨어졌지만 득점권 타율에서 강정호(0.300)를 크게 압도했다.
일본생활을 마치고 친정팀으로 복귀하면서 커다란 주목을 받았던 김태균은 어찌보면 외로운 강타자다. 김태균은 시즌 초반부터 꾸준하게 위력을 과시해왔다. 국내 타자 가운데 유일하게 평균 4할대의
무서운 타격감을 유지해왔다. 홈런처럼 겉보기에 화려한 '한방'은 없지만 매경기 안타를 통해 찬스를 만들어주고, 찬스에 강한 모습을 보이려는 실속형 타자로 거듭난 것이다.
김태균은 일본으로 떠나기 전인 2009년 9월 23일 LG전부터 6일 삼성전에 이르기까지 25경기 연속 출루기록을 이어왔다. 앞-뒤에서 받쳐주고 밀어주는 타선의 힘이 뒷받침되지 않는 바람에 팀 성적이 하위권으로 처져 빛이 바랬지만 한국으로 복귀한 이후 한 경기도 거르지 않고 출루했다는 것은 4번타자로서 부족함없는 역할을 했음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지금까지 김태균의 한 시즌 최고 타율은 프로 데뷔 첫해(2001년)에 기록했던 3할3푼5리. 비록 시즌 초반이기는 하지만 4할대의 높은 타율로, 혈기왕성했던 신인 시절을 능가하는 게 아니냐는 기분좋은 상상도 가능하게 한다.
반면 홈런 욕심은 버린 느낌이다. 한 시즌 20∼30개의 홈런이 거뜬할 것으로 기대받았지만 복귀 첫해인 올시즌에는 저조한 팀 성적 때문에 개인기록 집착을 잠시 접어둔지 오래다.
김태균은 지난달 22일 삼성전에서 복귀 첫 홈런을 신고한 이후 11경기 동안 2홈런을 추가하며 거포감각도 서서히 살려가는 중이다. 하지만 "홈런 한두 개가 중요한 게 아니고, 팀이 패하지 않도록 서로 돕고 집중하는 게 더 시급하다"며 팀 플레이에 우선 치중하는 모습이다.
한화 한대화 감독도 "김태균에게 홈런 부담을 주면 안된다"면서 "고감도 타격감으로 고군분투하고 있는 김태균이 잘 버텨주고 있으니 한화 타선도 점차 활기를 찾게 되는 것"이라며 김태균을 칭찬했다.
김태균은 지금 화끈한 한방쇼를 앞세운 '해결사'라기보다 고전을 거듭하는 팀을 묵묵히 지탱해주는 '도우미'에 충실하고 있다.
숨은 공헌도가 높은 김태균이 버티고 있는 한 최하위 한화의 미래도 마냥 어둡지는 않을 것이란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김태균, 강정호에 이어 득점공헌도 부문 3위에는 LG 정성훈이 올랐다. 정성훈은 OPS 1.127, 득점권 타율 0.308로 득점공헌도 지수 1.435를 마크했다. 한편, 지난 4월 넷째주 타자 클러치 능력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던 롯데 홍성흔은 OPS 0.981, 득점권 타율 0.333으로 7위를 기록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