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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에 5인 선발 로테이션이 정착된 것은 뉴욕 메츠가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며 '기적의 메츠'로 불렸던 지난 1969년 이후다. 당시 메츠의 길 호지스 감독은 에이스 톰 시버를 중심으로 제리 쿠스만, 개리 젠트리, 돈 카드웰, 짐 맥앤드류 등 선발 요원들을 5일 간격으로 등판시키며 페넌트레이스 100승62패로 내셔널리그 동부지구와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4선발 체제가 일반적이었던 당시 호지스 감독의 획기적인 선발 운용 방식은 급속도로 다른 구단에도 전파됐다.
니퍼트, 김선우, 이용찬, 임태훈, 김승회 등 5명이 선발 등판을 하고 있는데, 7일 현재 두산이 거둔 12승 가운데 10승을 합작했다. 선발승 비율이 83.3%로 8개팀중 가장 높다. 또 두산 선발 투수들만이 단 한 번도 구원투수로 등판한 적이 없다. 그만큼 두산이 가장 안정적으로 로테이션을 운용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에이스 니퍼트는 벌써 4승을 올렸고, 김선우도 지난 4일 시즌 첫 승을 올리며 본격적인 승수쌓기에 나섰다. 불펜서 선발로 보직을 바꾼 임태훈과 이용찬도 적응을 마친 상황이고, 5선발 김승회 역시 3차례 등판서 합격점을 받았다.
언제까지 지금의 체제가 이어질지 장담할 수는 없지만, 이들이 등판할 때마다 5이닝 이상을 안정적으로 소화해 준다면 계산이 서는 야구를 할 수 있기 때문에 두산의 강세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김진욱 감독도 "지금 선발 투수들은 아프지 않는 한 자기 자리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조금씩 부진을 보인다해도 선발 기회를 계속 주겠다는 뜻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