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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조작 혐의로 기소된 박현준과 김성현, 이제 어떤 절차가 남았을까.
통상적으로 선고형량은 검찰의 구형량보다 가볍다. 집행유예가 선고될 가능성도 높다. 만약 실형을 선고받는다 해도 항소는 없을 전망이다. 항소해서 득을 볼 만한 상황이 아니다.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변론에서 박현준과 김성현 간의 진실공방도 있었다고 한다. 박현준이 검찰에서 자백한 뒤 주장해왔던 '협박받는 김성현을 돕기 위해 경기조작에 가담했고, 대가로 받은 돈을 모두 김성현에게 줬다'는 내용이다.
박현준 측은 이날 공판에서 그동안의 모습과 달리 크게 반론을 제기하지는 않았다. 이는 역풍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섣불리 대응을 했다 재판부가 '반성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할 경우. 형량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또한 둘 사이의 진실공방은 경기조작으로 인해 둘에게 적용된 국민체육진흥법 위반이라는 범죄행위 성립에 있어서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이유가 어찌 됐든 경기를 조작한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김성현에게 700만원, 박현준에게 500만원의 추징금이 구형된 이유 역시 대가로 수수한 금품을 그대로 적시한 것으로 김성현-박현준 간에 금전 거래 등이 있었는지 여부와는 무관한 판단이다.
또한 이에 대해 추가 신문도 없었다. 김성현 측 변호인이 김성현에게 검찰 조사 도중 회유를 받은 사실이 있냐고 묻자 김성현은 "맞다"고 대답했고, 재판부는 박현준에게 불리한 진술이 계속되자 검찰에게 이를 신문토록 했다. 하지만 박현준 측 변호인은 검찰 공소사실에 없는 내용이며 추가 신문할 필요가 없는 부분이라고 이의를 제기했고, 검찰도 이를 받아들였다.
선고공판 이전에 변론이 재개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일부 브로커의 경우 이날 결심공판이 진행되지 않고, 공판기일이 추가로 잡혔다. 아직 양측이 할 말이 남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박현준 김성현이나 프로배구 전현직 선수들의 경우 이날이 결심공판이었다.
물론 증거가 추가로 발견돼 검찰이 증거를 제출하거나, 피고인 측에서 추가 진술을 요청한다면 선고공판 전에 다시 법정에 설 수도 있다. 하지만 박현준 김성현이 모든 것을 대체적으로 인정한 이날 법정 분위기 및 둘이 놓인 현재 상황을 보면 그대로 선고공판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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