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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공 KIA 전 단장, 신개념 자전거 까롱 개발 스토리

민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2-03-25 15:33


정재공 전 KIA 단장은 지난 4년 간 다이어트 효과가 탁월한 신개념 자전거 까롱 개발에 매달렸다. 까롱 자전거 옆에서 포즈를 취한 정재공 JK6 대표. 사진제공=JK6

다이어트 효과가 탁월한 신개념 자전거 까롱을 타고 포즈를 취한 사이클 국가대표 장선재. 사진제공=JK6

국내 스포츠계에서 KIA 타이거즈 정재공 전 단장(55) 만큼 마당발에 독특한 이력을 보유한 이가 또 있을까. 정 전 단장은 운동선수 출신이 아닌데도 20년 넘게 사이클과 프로농구, 프로야구단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1985년 성균관대를 졸업하고 기아자동차에 입사해 총무부에 발령이 났을 때만 해도, 체육과의 인연이 이렇게 길게 이어질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자전거로 시작해 자동차 기업으로 성장한 기아차는 사이클단을 운영하고 있었다. 사이클연맹 회장사였다. 입사 후 곧바로 사이클팀 담당이 됐다. 1986년에는 프로와 실업팀을 통틀어 역대 최고의 농구팀으로 꼽히는 기아 기린 농구단 창단에 참여했다. 그런데 재밌는 것은 그의 직책이 올라갈 때마다 기아차 스포츠 담당 부서의 위상이 높아졌다는 사실이다. 과장으로 승진하자 스포츠 담당 과가 생겼다. 부장이 되자 담당 부서가 총무부에서 나와 독립 부서가 됐다. 기아 농구단(현 모비스)이 출범한 후 정 전 단장은 사무국장과 부단장으로 팀 운영을 주도했다. 강동희(동부 감독)와 허 재(KCC 감독), 김유택(중앙대 감독) 등 빅스타들을 영입해, 이들과 함께 뒹굴며 최강 기아의 주춧돌을 놓았다. 정 전 단장은 "그때는 좋은 선수를 데려오기 위해 선수 집 앞에서 밤새 기다리기도 하고, 선수가 좋아하는 음식을 싸들고 찾아갔다. 선수 아버지를 설득하기 위해 지방까지 내려가 밤새 통음한 적도 있다"고 했다. 혈기왕성한 선수들이 일반인과 시비라도 붙으면 해결사로 나서 경찰서를 수없이 드나들었다.


자전거 기업 CEO로 변신해 다이어트, 헬스용 자전거 까롱을 연구 개발한 정재공 JK6 대표. 정 대표는 프로농구 기아(모비스) 사무국장과 부단장,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단장을 거쳐 2008년부터 까롱 개발에 매진해 왔다. 사진제공=JK6
그는 2001년 기아차의 해태 타이거즈 인수 작업에 참여해 초대 KIA 단장이 됐다. 정 전 단장은 "입사 때만해도 스포츠에 특별한 관심이 없었다. 그런데 부서장이 비교적 키가 크고(1m81)고 몸집이 있다는 이유에서인지 스포츠 팀을 맡겼다. 스포츠에 관여하는 동안 제대로 휴가를 쓴 기억이 없다"고 했다.

2007년 10월 KIA 단장에서 물러난 그는 지난 4년 간 제2의 스포츠 인생을 준비했다. 자전거 체조업체인 'JK6' 대표가 돼 신개념 자전거 까롱(CARON)의 연구 개발에 매달렸다. 까롱은 다이어트 효과가 탁월한, 기존 제품과는 개념이 다른 자전거다. 양발로 페달을 밟는 일반 자전거와 달리 양쪽 페달을 동시에 한쪽으로 밟을 수 있도 있고, 페달을 한쪽만 밟고 나아갈 수 있다. 여섯가지 방식으로 페달을 밟을 수 있는데, 특수 설계로 에너지 효율을 높였다. 사이클 국가대표선수들의 조언을 개발에 반영했고, 7차례나 설계를 변경해 완성도를 높였다.

에너지 소모량이 기존 자전거와 큰 차이가 있다. 국민체육진흥공단 체육과학연구원(KISS)의 실험결과 시속 15km로 달릴 경우, 일반 자전거가 분당 4.62Kcal를 소모하는데, 까롱은 최대 6.90Kcal로 나타났다. 적은 시간을 투자해 훨씬 높은 은동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이다. 'JK6'는 까롱과 헬스용 자전거 스피닝 바이크를 다음달 상하이 자전거쇼에 출품한다.

운동선수들의 관심도 높다. 사이클 국가대표인 장선재는 "훈련용으로 적합하다"며 모델을 맡았고, 김경문 NC 감독, 강동희 감독, KIA 투수 서재응도 직접 효과를 체험했다. 정 전단장은 프로야구팀들과 공동 프로모션을 계획하고 있다. 조만간 두산, KIA 야구단 이름이 박힌 자전거가 선을 보인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신개념 자전거 까롱을 연구 개발한 정재공 JK6 대표. 사진제공=JK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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