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SUN이 주목한 한승혁,"어떤 보직이든 최선"

정현석 기자

기사입력 2011-12-06 13:10


지난해 1차지명으로 KIA에 입단한 특급신인 한승혁(오른쪽)은 팔꿈치 수술로 2011년 단 한차례도 마운드를 밟지 못했다. 지난해 지명회의 후 KIA 김조호 단장과 악수를 나누는 모습. 조병관 기자 rainmaker@sportschosun.com

새로 출범한 '선동열 호'. 2012년 포효를 꿈꾸는 KIA의 화두는 불펜 강화다.

선 감독은 "삼성 감독을 맡을 때는 선발이 마땅치 않았다. 하지만 KIA는 선발의 틀이 어느 정도 잡혀있다. 불펜과 수비 등을 강화하는 것이 포커스"라고 올겨울의 과제를 설명했다.

불펜 강화에는 필연적으로 변화가 필요하다. 그 변화의 중심에 2년차 우완 정통파 한승혁(19)이 있다. 덕수고를 졸업하고 지난해 드래프트 1순위로 KIA 유니폼을 입은 특급 유망주. 배구 스타 한장석 전 대한항공 감독의 아들로도 유명하다. 한승혁이 1차지명을 받은 이유는 불같은 강속구에 있었다. 덕수고 시절부터 150㎞를 넘나드는 빠른볼로 메이저리그 구단의 관심을 받는 등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품고 있었다.

하지만 프로에 입단하자마자 그는 지난 1월 수술대에 올랐다. 흔히 토미존 서저리로 알려진 인대접합수술이었다. 1년 동안 재활에만 힘썼다. 사실상 내년이 프로 첫 무대인 셈이다.

지난달 일본 미야자키에서 진행된 마무리훈련에서 그는 선 감독의 시선을 끌었다. 간결한 폼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속구의 위력이 대단했다. 선 감독은 "직구만으로도 상대타자를 1이닝 정도는 상대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이례적으로 칭찬했다. 마무리 후보가 될 수 있음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내년 시즌 한승혁의 성공 여부를 속단하기는 아직 이르다. 재활 후 마무리 캠프부터 피칭을 시작한 상황. 수술 후의 팔 상태도 예의주시해야 한다. 하지만 기대감을 가질만한 근거는 충분하다. 일단 아마 시절 검증된 스피드를 내는 능력이 뛰어나다. 인대접합수술 직후라는 점은 양면성이 있다. 임창용처럼 수술 후 공이 더 빨라질수도 있고, 배영수처럼 스피드를 회복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수술이 잘 돼 건강한 조직이 얼마나 매끄럽게 잘 붙었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운좋게 임창용 케이스가 된다면 가뜩이나 빠른 한승혁의 직구 스피드는 내년 봄 더욱 폭발적으로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빠른 볼은 짧은 이닝을 전력투구하는 불펜 투수에게 있어 절대적으로 유리한 조건 중 하나다. 프로 경험 부족이 걸림돌이지만 시즌 초부터 선배 타자들와의 대결을 통해 경험을 쌓는다면 후반기에 필승조로 힘을 보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일단 마무리 캠프 때 나타난 예후는 좋다. 한승혁은 최근 통화에서 "스케줄대로 꾸준히 운동했다. 피칭을 시작한지는 얼마되지 않았지만 캠프에서 하루에 50~80개 정도의 불펜 피칭을 소화했다. 공을 오랜만에 잡아 아직 판단하기는 이르지만 어떻게 해야하는지는 알고 있다. 겨우내 꾸준히 훈련을 소화하면 점점 나아질 계기가 될 수 있을 것 같다"며 긍정적 신호를 보냈다.

한승혁의 가능성은 야구를 대하는 태도에서 도드라진다. 성실하고 진지하게 접근한다. 선 감독도 "마인드가 올바른 친구"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한승혁은 1군 엔트리에 진입하는 목표를 전제로 "어떤 보직을 이든 상황에 맞춰 최선을 다해야죠"라며 겸손함 속에 또렷한 목표 의식을 드러냈다. 불같은 강속구를 앞세운 한승혁이 '제2의 오승환'으로 KIA 불펜의 해법카드가 될 수 있을까. 해답은 스프링 캠프 때 구체화 될 전망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