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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준이 LG의 '수호신'이 될 수 있을까.
하지만 한자리는 쉽게 풀리지 않았다. 바로 마무리투수다. 차명석 투수코치와 함께 장고에 들어갔지만, 쉽게 결론이 나지 않았다. 결국 스프링캠프 때 옥석을 가리기로 했다. 후보군은 두 사이드암 투수로 추렸다. 올시즌 데뷔 후 최고의 모습을 보인 박현준과 경찰청에서 한층 업그레이드돼 돌아온 우규민이 그 주인공이다.
박현준은 올시즌 29경기(선발 28경기)에 등판해 13승10패 방어율 4.18을 기록했다. 13승은 팀내 최다승으로 다승 6위에 해당하는 기록. 그는 150㎞에 이르는 강속구를 뿌리는 사이드암 투수다. 같은 150㎞라도 보통의 오버핸드 투수보다 무브먼트가 좋기에 위력은 더욱 크다. 게다가 사이드암 투수로는 드물게 수준급의 포크볼을 구사한다. 우타자에게 슬라이더, 좌타자에게 포크볼을 던져 삼진과 범타를 유도해낸다. 강력한 직구와 포크볼, 여러모로 야쿠르트의 '수호신' 임창용과 닮은 면이 많다.
하지만 박현준은 몸이 늦게 풀리는 스타일이다. 많은 선발투수가 그러하듯 1회 난조를 보일 때가 많다. 모든 이닝을 통틀어 1회 피안타율이 3할6푼3리로 가장 높다. 나머지 이닝은 1할 혹은 2할대다. 마무리투수는 경기 막판 몸이 빨리 풀려야만 한다. 짧은 시간에 모든 힘을 쏟아내야만 한다. 박현준에게 적응 기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다른 후보 우규민은 마무리 경험이 있는 게 강점이다. 2006년부터 마무리로 뛰면서 2007시즌에는 30세이브로 세이브 2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는 올시즌 퓨처스(2군)리그에서 경찰청 소속으로 15승 1세이브에 방어율 2.34를 기록했다. 다승과 방어율 1위를 기록하며 한층 업그레이드된 모습으로 돌아왔다.
일단 김 감독은 두 명 모두에게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하지만 본인 스스로 마무리투수를 하고 싶다고 한 박현준에 마음이 가는 모양이다. 박현준은 그동안 우상인 임창용같은 마무리투수가 되는 게 꿈이었다. 최근엔 직접 마무리 보직에 대한 욕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 감독은 이에 대해 "현준이가 기특하다. 감독의 마음을 미리 알아준 것 같아 고맙다"면서 "마무리훈련을 마치고 올라가면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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