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한화, 김태균 감동시킨 비하인드 스토리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11-11-30 14:39


지난 10월 19일 제1회 고양시 박찬호 유소년 야구캠프에 참가한 김태균(왼쪽에서 두 번째)이 이승엽, 이대호, 조인성과 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이제는 말할 수 있습니다."

돌아온 야구스타 김태균의 한화 복귀 문제는 확인도장을 찍는 일만 남겨놓은 상태다.

한화 구단은 "김태균과 의견 차이가 거의 없다"고 자신하며 벌써부터 입단식 일정을 조율하기 시작했다.

막상 김태균과의 협상 문이 열리고 나니 일사천리다. 그만큼 교감이 충분히 형성됐다는 방증이다.

그렇다. 김태균이 한화에 입단하기로 마음을 굳히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있었다. 돈이 아니라 마음으로 김태균을 유혹한 것이었다.

지난 10월 16일. 당시 김태균은 충남 천안 집에 머물며 개인훈련을 하고 있을 때였다. 11월19일 지바 롯데가 김태균의 퇴단을 공식 발표했으니 일거수 일투족이 조심스러울 시기였다.


더구나 프로야구 플레이오프가 시작되는 시기여서 모든 시선이 롯데와 SK의 움직임에 집중돼 있었다.

이 때 김태균은 아내 김석류씨와의 사이에서 첫 딸(김효린)을 얻었다. 자신의 사생활이 노출되는 것을 꺼리는 김태균이다.

그래서 외부에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고 서울 건국대병원에서 조용히 아내의 출산을 맞으려고 했다.

하지만 다른 환자들의 눈에 띄면서 김석류씨의 출산 사실이 알려졌고, 관련 정보가 한화 구단의 귀에도 들어갔다.

처음에 한화는 고민을 했다. 국내 복귀를 선언한 김태균을 잡겠다는 방침을 세워둔 상태지만 김태균과의 접촉을 극도로 자제하고 있었다.

공식 퇴단 발표가 나오지 않았으니 탬퍼링(사전접촉금지) 규정에 저촉될 우려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몰래, 은근슬쩍 김태균 앞으로 꽃바구니를 배달했다. 출산을 축하한다는 메시지를 함께 담았다. 보낸 이는 정승진 한화 구단 사장이었다.

그러자 김태균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정 사장에게 답례 전화를 한 김태균은 출산 사실을 어떻게 알았는지 깜짝 놀란 눈치였다고 한다.

그러면서 김태균은 "세심한 배려에 무척 감동받았다"며 고맙다는 말을 연거푸 되풀이했다.

이 때 한화 구단은 좋은 예감을 받았다. 김태균이 기대 이상으로 무척 고마워하는 걸 보면서 한화로 끌어당기기 위한 밑바탕이 형성됐다고 느끼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한화 구단이 김태균의 환심을 사려고 다른 의도를 가지고 꽃바구니를 보낸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 작은 성의 하나가 '대어' 김태균의 마음을 움직였다.

한화는 "그동안 이런 비하인드 스토리를 발설할 수 없었는데 이제 떳떳하게 밝힐 수 있는 상황을 맞았으니 속이 후련하다"는 반응이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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