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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정이 어찌됐든 다 지난 일이다. 당장 내년 시즌 주전마스크를 누구에게 씌울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LG는 치열한 내부경쟁을 통해 내년 시즌 주전포수를 고른다는 입장이다. 후보군은 3명이다. 올시즌 안정된 투수리드를 보였던 베테랑 심광호와 4년간 백업포수로 뛰었던 김태군, 그리고 2012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에 지명한 신인 조윤준이 그 주인공이다.
하지만 고민이 크다. 세명이 가진 장단점이 너무나 뚜렷하다. 일단 경험이나 안정성에서 보면 심광호다. 심광호는 조인성에 이어 'No.2' 포수로 시즌을 시작했다. 부족한 타격으로 인해 시즌 중반 2달 가량 2군에 머무르며 25경기 출전에 그쳤다. 송구도 약하다. 그래도 장점은 분명하다. 마운드에 있는 투수들을 편안하게 해 안정적으로 리드한다. 다혈질인 주키치와 찰떡 호흡을 과시하며 전담포수로 뛰었을 정도. 차분한 성격으로 젊은 투수들을 품는 능력이 있다.
그래도 LG는 나이가 있는 심광호보다는 김태군을 집중 육성할 것으로 보인다. 김 코치 역시 진주 마무리훈련에서 김태군을 집중 조련하고 있다. 그는 "태군이가 마음가짐이 바뀐 게 눈에 보인다. 특히 올시즌 느낀 게 많은 것 같다. 그동안 '거품이 꼈다'는 표현처럼 기량 발전이 더뎠던 것도 사실"이라며 "기술적인 부분은 타고난 게 아니다. 본인이 마음먹기에 따라 달라진다. 조인성 이야기는 일부러 안했지만, 스스로 느낀 것 같다. 반복 훈련을 통해 기술적 부분에 자신감을 갖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태군은 최근 캐칭과 블로킹, 도루 저지 등 기술적인 면을 다시 만들어가고 있다. 김 코치는 이와 함께 예민한 투수들을 아우를 수 있는 마음에 대해서도 강조하고 있다. 코칭스태프에서 주전포수를 확정지은 것은 아니지만, 김태군의 출전시간은 확실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반면, 기대를 모았던 신인 조윤준은 프로에서 뛰려면 좀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김 코치는 "프로와 아마추어의 격차는 크다. 윤준이 본인도 프로의 벽을 실감하고 있다"며 "그래서 자신감이 떨어지지 않도록 격려하고 있다. 윤준이에 대해 다소 게으르다는 평이 있어 걱정했는데 힘든 훈련을 이겨내려는 의지가 보인다. 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고 말했다, 곧이어 "아직 순발력이나 기술적 부분은 많이 부족하다. 프로선수로서의 마음가짐이나 근성 등 의외의 장점을 발견했기에 미래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LG는 조인성의 '한방'에 매달리면서 미래를 육성하지 못했다. 준비했던 것보다 일찍 찾아온 조인성의 빈자리. 아직 다음 '안방 마님'은 정해지지 않았다. 스프링캠프 기간 치열한 경쟁이 기다리고 있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