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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호, 롯데와 작별인사 후 12월 초 오릭스행 결정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1-11-24 13:02



"오릭스가 제시한 조건은 마음에 든다. 단, 롯데 선수로서 예의를 마지막까지 지키고 싶었다."

FA 최대어 이대호가 12월 초 오릭스와 계약에 합의할 전망이다. 단, 바로 도장을 찍는 것이 아니고 12월 초까지 미루는 이유는 다른 것이 아니었다. 롯데에 대한 애정 때문이었다.

이대호는 23일 부산의 모처에서 오릭스 관계자와 만나 입단에 관한 협상을 별였다. 오릭스와의 첫 만남이었다. 이대호는 이 자리에서 2년간 7억엔(약105억원)이라는 좋은 조건을 제시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대호는 이에 대해 "오릭스가 그정도의 금액을 제시한 것이 맞다. 나도 생각지 못한 좋은 대우였다. 첫 만남부터 그런 조건을 제시해준 오릭스측에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다"고 했다.

오릭스의 대우에 어느정도 만족한다는 얘기였다. 그렇다면 궁금증이 하나 생긴다. "오릭스와 이대호가 빠른 시간 안에 합의할 수도 있다"는 일본 언론의 내용처럼 만족할만한 대우였으면 도장을 찍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혹시 더 많은 금액을 원하거나 다른 부분에서 이견이 있을 수도 있는 일. 하지만 이대호는 "협상 분위기는 매우 좋았다. 대우에도 전혀 불만이 없었고 의견 차이가 나는 부분도 없었다"고 했다.

이유가 있었다. 이대호는 12월 초 구단 관계자와 다시 만나 다시 얘기를 나누기로 했다. 이날 도장을 찍을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확실한 건 이 때까지 오릭스와의 다른 만남은 없을 것이라는 것이었다. 이대호는 "정확한 날짜와 장소가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12월 초에 다시 만나 오릭스측과 얘기를 하기로 했다"며 "오릭스쪽과의 문제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니다. 나는 11월까지는 롯데 선수이기 때문에 그 때까지는 롯데에 대한 예의를 지키고 싶어 이렇게 결정했다"고 밝혔다.

사실 정확하게 표현하면 이대호는 현재 롯데 선수가 아니다. FA 신분은 소속팀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대호가 자신을 '롯데 선수'라고 표현한 것은 그만큼 팀에 애정이 있다는 것을 드러낸다. 특히 롯데 선수단은 오는 30일 경남 통영에서 1박2일간 납회식을 연다. 이대호는 "납회식에 꼭 참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선수단과 함께할 수 있는 마지막 자리에서 그동안 함께 해준 동료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표현하고, 정식으로 인사를 하는 자리가 되는 것이다.

또 하나, 이대호가 11월까지 롯데 선수일 수 있는 재밌는 이유가 있다. 롯데 배재후 단장은 "11월까지 이대호에게 선수 활동비가 지급된다"고 귀띔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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