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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가 '박찬호 특별법'을 낙관하는 이유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11-11-14 11:07 | 최종수정 2011-11-14 11:07


오릭스 시절 마운드를 지키고 있는 박찬호. 스포츠조선 DB


"통과될겁니다. 걱정마세요."

한화 구단은 14일 이른바 '박찬호 특별법'을 놓고 이렇게 말했다.

한화가 국내 복귀를 선언한 박찬호를 조건없이 특별지명하도록 허락해달라며 요청한 '박찬호 특별법'은 다음달 초 한국야구위원회(KBO) 이사회로 공이 넘어간 상태다.

이에 대해 한화는 '박찬호 특별법'이 통과될 것이라고 자신하는 분위기다. 낙관론이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한화가 '박찬호 특별법'을 낙관하는 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가장 중요한 첫 째는 명분 싸움에서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한화는 박찬호 영입을 전력강화 수단이 아닌 국가적 자원에 대한 예우임을 강조하고 있다.

한화는 최근 네 시즌 동안 포스트시즌에 들지 못하며 하위권 전력으로 분류된 팀이다. 그래서 김태균같은 거물 방망이라도 영입해서 이제부터 재도약을 하려고 안간힘을 쓰는 중이다.


전력 사정이 뻔한 한화에서 은퇴를 바라보는 박찬호를 데려와 봐야 당장 강팀으로 팔자고치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야구판이 더 잘 알지 않느냐는 것. 그런 박찬호를 데려오는 대가로 '20년짜리 적금'이나 다름없는 신인 지명권을 내놓으라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는 게 한화의 논리다.

결국 한화는 국민적인 스타로서 해외에서 이름을 떨치고, 한국의 국제대회 성공에 기여했던 박찬호가 국가적 자원이었음은 틀림없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나섰다.

한때 시대를 풍미하며 국민에게 큰 기쁨을 안겨줬던 선수가 야구인생을 정리하기 위해서 돌아온다고 하니 연고 구단 입장에서 발벗고 받아주는 게 도리가 아니냐는 것이다.

한화 구단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입장 바꿔놓고 다른 구단더러 1차 지명권 내놓고 박찬호 데려가라고 하면 선뜻 나설 구단이 있겠느냐"면서 "이런 상황에서 박찬호 영입에 따른 희생을 강요하는 것에 대해 한화는 부당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국내에서 잠깐이라도 현역으로 뛴 뒤 명예롭게 은퇴하고 싶어하는 박찬호에게 야구인생 마지막 길을 열어주자는 진정성을 강조하면 다른 구단도 강하게 반대하기 힘들 것이라는 게 한화의 판단이다.

여기에 한화 정승진 사장의 읍소작전도 서서히 먹혀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 구단에 따르면 정 사장은 요즘 하루가 멀다 하고 타 구단 사장들에게 전화를 걸어 박찬호 특별법을 대승적인 차원에서 이해해 달라며 읍소를 하고 있다.

한화 관계자는 "정 사장의 읍소에 대해 대놓고 반대하는 구단은 아직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막상 이사회가 열려 박찬호 안건이 올라오면 암묵적으로 동의하는 수준에서 어떻게든 통과될 것 같다는 게 현재의 판세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화는 지금 '박찬호 특별법'을 위해 '인정'과 '양해'에 호소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결국 '동업자 정신'이 발현되거나 안면을 봐서라도 한화 요청이 묵인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한화 구단이 박찬호가 한화의 선수가 아니라 한국야구의 선수임을 강조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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