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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대회가 열리는 때마다 그를 압도하는 왼손투수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때 장원준은 12승10패를 기록했다. 다승 4위의 성적. 그러나 SK 김광현이 16승4패로 다승 1위에 올랐고, 한화 류현진이 14승7패로 2위, 삼성 장원삼도 12승8패를 거뒀다. LG 봉중근은 11승(8패)으로 장원준보다 다승에선 뒤졌지만 투구 이닝이나 방어율에서 장원준을 압도했다. 결국 대표팀의 왼손투수는 류현진 김광현 봉중근 장원삼이 뽑혔다. 지난해 광저우아시안게임때도 그랬다. 12승6패를 거뒀지만 지난해엔 왼손투수의 '풍년'이었다. 김광현(17승7패) 류현진(16승4패) 양현종(16승8패) 장원삼(13승5패) 봉중근(10승9패) 차우찬(10승2패) 등 10승 이상 거둔 왼손투수가 수두룩했다. 장원준의 기량도 뛰어났으나 너무 많은 에이스급 왼손투수들에 묻혔다.
군대가는 편안함
어차피 마지막
포스트시즌에서도 그런 마음이었다. 좋은 성적을 거둔 올시즌 더 던지고 싶은 생각이 간절해졌다.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동기생인 강민호에게 "내가 한국시리즈에서 3승 해서 MVP 될 거다"라며 의욕을 불태웠다. 1차전서는 제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3회까지 잘던지다가 4회에 갑자기 난조에 빠져 3-3 동점을 허용했다. 투수들이 오래 던지다보면 경기중에 근육이 뭉치는 경우가 있는데 보통 때는 7회나 8회에 생기지만 긴장해서 던지다보니 4회에 찾아온 것. 결국 6회초 2루타를 맞고 교체됐다. 사흘만 쉬고 4차전에 구원등판해서는 오히려 더 잘던졌다. 한번의 실패에 오히려 꼭 잘 던져야 한다는 부담에서 벗어난 것. 어차피 마지막이라는 편한 마음이 정규시즌 때처럼 던질 수 있게 했다. 그리고 팀을 위기에서 구해내며 자신의 포스트시즌 첫 승을 입대전 선물로 받았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