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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의 대표적인 입담은 주장인 이호준이다. 16일 LG와의 경기를 앞두고 이호준은 취재진에 둘러싸여 청산유수로 말을 이어간다. 부상 중인 최 정이 올 시즌 유난히 사구를 많이 맞았다는 화제에 대해 "사구를 피하는 기술은 이진영(LG)이다. 피할 때 순발력이란 정말. 그래서 다음 타석인 내가 몸에 맞는 볼을 많이 맞곤 했다"고 했다. 이진영은 2008년 SK에서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획득, LG 유니폼을 입었다. 이호준의 입담이 한창 절정에 오르고 있을 때 지난해 SK에서 LG로 트레이드된 박현준이 지나간다. '먹잇감'을 찾았다는 듯 이호준의 눈빛이 빛난다.
이호준:(갑자기 볼을 잡더니) 아 귀여운 자식. 그래 잘 지내고 있냐.
박현준: 네
이호준:(취재진을 둘러보며) 이 자식이 예전에 오픈카 비슷한 걸 타고 다녀서 내가 '그러지 말라'고 야단도 쳤는데. 하하 귀여운 자식.
박현준: 그래서 그때 짚차로 바꿨습니다.
이호준: (후배가 귀여워 죽겠다는 듯 또 다시 싱긋이 웃으며) 근데 현준아. 너가 올해 몇 승을 했지.
박현준: 네. 13승을 했습니다.
이호준: 우와 우리 현준이 많이 했네. 이제 그만해라. 많이 했네. 15승 채워도 연봉에는 별 지장이 없을 것 같은데. 흐흐흐(박현준은 여전히 어색한 미소만 짓고 있다. 이호준의 입담에 완전히 눌렸다.)
이호준:(아이싱한 박현준의 어깨를 힐끗 보며) 근데 오늘 나오냐. 아이싱한 것 보니까 안 나오겠구만.
박현준:아닙니다. 불펜대기해서 나갑니다.(이날 선발은 유원상. LG의 대표적인 선발인 박현준이 농담으로 한 얘긴지, 아니면 진짜로 말한 것인지 애매하다. 그러나 이호준은 개의치 않는다.)
이호준:아 그래. 잘 됐네. 현준아 알지. 형. 하나만 가운데로 오케이.(이호준의 마지막 농담에 둘 다 웃으며 헤어진다.) 잠실=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