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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일만에 72구로 챙긴 승리.'
결국 한 감독은 에이스의 기를 살려주고, 승수를 챙겨주기 위한 결정을 내렸다. 지난 6월28일 SK전 이후 무려 72일만인 8일 넥센과의 경기에 선발 오더로 류현진을 써냈다.
경기 전 "그동안 잘 쉬었다"며 간단한 소감을 밝힌 류현진은 오랜만에 선 선발 마운드였지만, 역시 에이스다웠다. 1회 넥센 3명의 타자를 모두 내외야 플라이로 잡으며 산뜻한 출발을 보였고, 2회 역시 2개의 내야땅볼로 삼자 범퇴를 시킨데 이어 3회에는 허도환과 장기영을 연속 삼진으로 잡아내는 등 1번부터 9번까지 완벽하게 돌려세웠다.
이어 5회 1사 후 넥센 강정호의 2루타와 유한준의 내야땅볼로 맞은 2사 3루의 역전 위기. 하지만 여기서 에이스는 빛났다. 볼 카운트 2-1에서 허도환을 140㎞의 묵직한 직구로 내리누르며 스스로 위기를 벗어났다. 류현진은 6회에도 2개의 삼진을 잡는 등 이날 6이닝을 던지며 6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직구는 131㎞에서 147㎞까지 넘나들며 구속을 조절했고, 카운트를 잡을 때는 커브와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섞어 던지는 등 힘들이지 않는 완급조절로 넥센 타선을 2안타 1실점(비자책)으로 묶었다. 류현진은 2-1로 이기고 있는 상황서 7회 박정진과 교체됐다. 투구수는 72개. 72일만의 선발 등판과 공교롭게 똑같은 숫자였다.
이어 등판한 한화 불펜진은 추가점을 허용하지 않고 류현진의 승리를 지켜내며, 에이스의 귀환을 축하해줬다. 류현진은 이날 승리로 시즌 9승을 기록, 6년 연속 두자릿수 승리에 한발짝 더 다가섰다. 특히 부모님이 관중석에서 지켜보고 있어서 류현진의 기쁨은 더 컸다.
경기 후 류현진은 "70여일만에 던져서 몸 상태를 처음부터 신경썼다. 3회까지 경기 감각을 찾기 위해 천천히 몸을 풀었고 이후 스피드를 올렸다"며 "몸 상태는 괜찮고 이후 더 좋아질 것이라 생각한다. 21경기 남았는데 팀이 더 많이 승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승만 더 추가하면 두자릿수 승수를 기록하는 것이니 더 신경을 쓰겠다"고 덧붙였다.
목동=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