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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LG, 보약으로 생각했던 두산전이 독으로 돌아왔다.

신창범 기자

기사입력 2011-09-08 13:44


LG 박종훈 감독이 씁쓸한 표정으로 지난 6일 잠실 두산전을 지켜보고 있다. 잠실=홍찬일 기자 hongil@sportschosun.com


이젠 4강이 아니라 6위 추락을 걱정하는 신세가 됐다.

LG는 7일 잠실 두산전에서 2대5로 패했다. 전날에 이어 두산에게 당한 LG는 5위 자리도 위태롭다. 6위 두산이 1.5게임차로 따라 붙었기 때문이다. 4위 SK와는 5.5게임차로 멀어져 4강행 희망도 접어야 할 상황까지 왔다.

어차피 5위나 6위나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하는 것은 똑같다. 그러나 LG가 '서울 라이벌' 두산에게 막판 순위 역전을 당할 경우 그 충격파는 상상 이상이 될 수 있다.

올시즌 우승 후보로 거론됐던 두산은 기대와 달리 시즌 초반부터 무너졌다. 김경문 감독이 사퇴하는 등 일찌감치 4강행은 포기하는 분위기였다. 그런데 최근들어 힘을 받기 시작했다. 7일 경기까지 최근 경기서 6승1패로 신바람을 내고 있다.

잔여 경기 일정을 남겨두고 LG는 두산전이 많아 내심 기대를 했다. 전력이 약해진 두산을 상대로 승수를 챙길 경우 4위 SK를 잡는데 유리할 것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결과는 그 반대로 나타나고 있다. 보약으로 생각했는데 오히려 독이 된 셈이다.

앞으로도 두산과 6번이나 더 만나야 한다. 이런 가운데 팀 분위기는 두산이 더 활기차다. 9년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렸던 LG는 시즌 초반 공동 2위까지 치고 올라가는 등 선전했지만 올스타전 이후부터 급격한 내리막을 타기 시작해 지금은 4강이 희박해 졌다. 벤치는 다급하고, 선수들은 집중력을 잃은 모습이다. 엇박자가 나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반면 두산은 연승을 타면서 '한번 해 보자'라는 특유의 근성이 살아나는 조짐이다. 여기에 김광수 감독대행이 차기 감독직 후보에 올랐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매 경기 악착같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LG는 주말 대구에서 1위 삼성과 2연전을 치른다. 만약 두산전에 이어 삼성전마저 허무하게 무너질 경우 최악의 상황이 펼쳐질 수 있다. 서울 라이벌 두산에 이어 모기업 라이벌인 삼성에게 패한다면 또다시 구단 안팎에서 찬바람이 불 가능성이 높다.


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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