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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팀 경기 내용을 살펴보자. 20일까지 11차례 맞대결 전적은 6승5패로 넥센이 조금 앞서있다. 상대전적이 전부가 아니다. 11경기 중 연장은 네 차례가 있었고, 1점차 승부는 무려 8번이었다. 지난 5월15일 목동 경기서 LG 주키치가 1안타 완봉승을 거둔 것을 제외하고는 일방적인 경기도 없었다.
LG 박종훈 감독은 지난 4월2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넥센과의 첫 대결 이후 "올시즌 넥센과 만나면 쉽지 않을 것 같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이날 LG는 8-3으로 앞서 있던 9회초, 구원투수 이동현과 김광수(현 한화)의 난조로 4점을 헌납했다. 8대7로 승리를 거두기는 했지만, 5점차로 앞선 경기를 뺏길 뻔한 아찔한 경험이었다. 결국 시즌 내내 박 감독의 말대로 힘겨운 승부가 이어지고 있다.
넥센 김시진 감독은 LG와 맞대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김 감독은 경기 전 "이래서 야구가 참 묘하다"며 웃음을 보였다. 곧이어 "어느 팀이건 만나기만 하면 안 풀리는 팀이 있다. LG가 우리보다 순위도 위에 있고, 분명 강팀이다. 박종훈 감독도 답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곧이어 1위 KIA와 7위 한화의 이야기가 나왔다. KIA 역시 19일 경기 6-3으로 앞서다 6대7로 역전패하는 등 한화가 유독 껄끄럽다. 20일 현재 8승8패. 김 감독은 "우리도 삼성만 만나면 이상하게 게임이 꼬인다. 승패를 떠나서 작년까진 삼성한테 약하지 않았다. 나도 답답하다"고 했다.
한편, 이날 경기를 승리한 뒤 김 감독은 "우리 팀이 상승세를 탈 때 LG를 만나는 것 같다"면서 LG와의 치열한 승부에 대해 확대 해석하지 않으려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넥센 선수단은 조금 달랐다. 첫 경기부터 끈질기게 따라 붙으면서 자신감이 생긴 것은 물론, 이제 "LG는 해볼 만 하다"라는 인식이 퍼졌다. LG와의 연장전에서 3승1패로 뒷심을 보인 것이 이를 증명한다. 또한 LG에게 거둔 6승 중 무려 5승이 역전승이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