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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윤석민 "나만큼 마음고생 해본 선수도 드물거에요"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1-07-20 10:30


1,2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과 KIA의 2011 프로야구 경기가 15일 대구에서 펼쳐 졌다. KIA 선발 윤석민이 1안타 완봉승을 거두고 주먹을 쥐며 좋아하고 있다. 대구=조병관 기자rainmaker@sportschosun.com/2011.07.15

"저만큼 마음 고생 많이 해 본 선수도 드물걸요."

쇠는 많이 얻어맞을 수록 단단해진다.

뜨거운 화로 속에서 달궈졌다가 찬물에 담궈지고. 장인의 망치질을 수 천번 얻어맞으면서 강철은 완성된다. 올 시즌 최고의 에이스로 진화한 KIA 윤석민은 '많이 맞은 강철'이다. 본인 스스로도 "마음 고생 참 많이 했는데, 그래서인지 요즘에는 여유가 생겼다"고 말한다. 그간의 수많은 시련을 경험하면서 현재의 흔들림없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는 고백이다.

윤석민은 19일 현재 다승 단독 1위(11승)에 탈삼진 공동 1위(109개), 방어율(2.62) 2위(1위는 두산 니퍼트 2.53)를 기록중이다. 절정에 오른 직구와 고속 슬라이더에 체인지업의 구위도 한층 좋아진 윤석민은 내친 김에 99년 정민태(현대) 이후 명맥이 끊긴 '토종 20승'까지도 넘볼 수 있는 유일한 투수다. 구위나 경기운영능력, 그리고 마운드에서의 자신감까지 올해가 윤석민에게는 2005년 프로 데뷔 후 최고의 시즌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윤석민이 지금껏 늘 탄탄대로만 질주한 것은 아니다. 입단 후 2년간 마무리로 활약했던 윤석민은 선발 전환 첫 시즌인 2007년 지독한 불운에 시달렸다. 유독 승운이 따르지 않으면서 무려 한 시즌 18패로 리그 최다패 투수의 불명예를 경험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해 윤석민의 방어율은 3.78(전체 12위)로 괜찮은 편이었다. 그러나 득점지원은 경기당 2.20점밖에 되지 않았다.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 20명 중 최하위였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이런 힘든 경험들이 성장의 열쇠가 됐다. 윤석민도 "요즘에는 여유가 생긴 것 같다. 주변에서도 '표정이 밝다. 자신감이 묻어난다'는 얘기를 해준다. 힘든 일들을 경험해보니까 웬만한 일은 편하게 넘길 수 있게 됐다"면서 한층 성숙해진 에이스의 풍모를 보여줬다. 대전=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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