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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민의 완벽투에 묻힌 최강 '선발vs불펜' 맞대결

정현석 기자

기사입력 2011-07-15 21:33


1,2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과 KIA의 2011 프로야구 경기가 15일 대구에서 펼쳐 졌다. KIA 윤석민이 선발 등판 삼성 타선을 상대로 역투를 하고 있다. 윤석민은 올시즌 16경기에 등판 10승 2패 1세이브를 기록 중이다. 윤석민은 1안타 완봉승으로 경기를 지배했다.
대구=조병관 기자rainmaker@sportschosun.com/2011.07.15

1,2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과 KIA의 2011 프로야구 경기가 15일 대구에서 펼쳐 졌다. 삼성 선발 차우찬이 KIA 타선을 상대로 역투를 펼치고 있다. 차우찬은 올시즌 15경기에 등판 6승 3패를 기록하고 있다.
대구=조병관 기자rainmaker@sportschosun.com/2011.07.15

1,2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과 KIA의 2011 프로야구 경기가 15일 대구에서 펼쳐 졌다. KIA 이범호가 5회 좌중월 투런 홈런을 치고 있다.
대구=조병관 기자rainmaker@sportschosun.com/2011.07.15

'미리보는 한국시리즈'라는 15일 대구 삼성-KIA전. 양 팀 에이스 KIA 윤석민과 삼성 차우찬이 개막전 이후 다시 만났다.

'수호신' 오승환을 보유한 1위 삼성은 명실상부한 최강 불펜의 팀. 최다 세이브(24), 불펜 최강 방어율(2.59), 불펜의 이닝당 출루허용율도 1.23으로 최저다.

올시즌 '최고 투수'로 우뚝 선 윤석민과 로페즈를 보유한 KIA는 반대로 최강 선발진을 자랑한다. 선발 최다인 37승은 최저인 넥센(13승)과 무려 24승 차이나 난다. 선발진 방어율도 3.73으로 1위다.

이날 경기의 포커스는 역시 삼성 최강 불펜과 KIA 최강 선발을 염두에 둔 양 팀 벤치와 선수단의 경기 운용에 있었다. 불펜 싸움으로 몰고 가야하는 삼성과 초반 리드를 안정적으로 지켜야 하는 KIA의 전략은 달라질 수 밖에 없었다.

양 팀의 명암은 초절정 에이스 윤석민에게서 갈렸다. 윤석민은 5회까지 퍼펙트 행진을 펼치는 등 9회 동안 1안타 완봉승으로 완벽하게 마운드를 지배하며 팀을 1위로 끌어올렸다. 파죽의 6연승 행진. 반면, 윤석민에게 꽁꽁 눌린 삼성은 손조차 써볼 수 없었던 경기였다.

'필승의지' KIA의 안전제일주의

KIA는 삼성의 불펜이 두렵다. 에이스 윤석민이 마운드에 있는 동안 리드를 잡은 뒤 차곡차곡 점수를 넣어 역전패 가능성을 아예 없애는 것이 최선의 운용 전략이었다.

0-0이던 3회 무사 1,2루 찬스를 잡자 KIA는 이종범에게 희생번트를 지시해 1사 2,3루를 만들었다. 이 순간 이범호의 센스가 빛났다. 노련한 삼성 포수 진갑용은 결코 이범호에게 좋은 공을 주지 않았다. 속아주면 좋고 안 속으면 1루를 채울 수도 있다는 판단이었다. 초구 몸쪽 높은 공에 이어 2구째 바깥쪽에 살짝 빠지는 빠른 볼을 요구했다. 제구가 완벽하게 된 공을 이범호는 욕심을 버리고 가볍게 2루쪽으로 밀어 굴렸다. 선취 결승점이 된 완벽한 팀 배팅이었다.


4회 김주형의 적시 2루타와 5회 이범호의 투런홈런으로 4-0으로 앞섰지만 KIA는 방심을 풀지 않았다. 7회 무사 1루에서 이종범에게 희생번트를 지시했다. 8회까지 120개를 던진 윤석민은 9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완봉에 대한 개인적 열망과 가장 안전한 선택을 하고 싶은 벤치의 의도가 접점을 이룬 결과였다.

불펜 가동을 봉쇄당한 삼성의 '윤석민 딜레마'

선발 맞대결에서 윤석민의 우위는 어느정도 예상된 측면이 있었다. 삼성으로선 윤석민을 상대로 초반 리드를 잡기는 쉽지 않았다. 차선은 적어도 1~2점 차 불펜싸움으로 몰고간 뒤 후반 역전에 이어 철벽 불펜을 가동하는 시나리오였다.

하지만 이같은 생각은 윤석민의 괴물투 속에 허사가 됐다. 삼성 타자들은 당연히 윤석민을 끈질기게 물고 늘어져 투구수를 늘려야 했다. 하지만 이는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다. 완벽한 구위와 제구력에 변화구 각도마저 예리했던 윤석민을 상대로 투스트라이크 이후 삼진 부담을 쉽게 떨칠 수가 없었다. 실제 삼성 타자들은 윤석민에게 무려 11개의 삼진을 당했다.

삼진을 의식한 삼성 타자들은 어쩔 수 없이 투스트라이크 전에 배트를 내밀 수 밖에 없었고 이는 윤석민의 롱런으로 이어졌다. 삼성 입장에서는 원치 않는 윤석민을 마운드에 오래 던지도록 하는 악순환 고리였다.

대구=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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