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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마운드에 '신바람 러닝'이 전염되고 있다.
누가 시켜서 하는 것도 아니다. 자기 스스로 자신감을 고양시키기 위한 일종의 의식적인 행동이다.
사실 출발은 엄정욱이 했다. 둘은 올 시즌 초반 1, 2군을 왔다갔다했다. 주로 2군에 많이 머물렀다. 지난달 14일 부산 롯데와의 2군 경기에서 엄정욱은 선발로 등판했다. 이날 제대로 긁혔다.
엄정욱의 모습을 지켜본 이영욱은 그 다음날 선발로 나서 똑같이 따라했다. 그러자 그 다음날에는 SK의 유망주 김태훈도 똑같이 뛰었다. 이때부터 '신바람 러닝'이 시작됐다.
SK가 7연패에 빠지자, 엄정욱과 이영욱은 긴급투입됐다. 붕괴된 선발 로테이션에 한 자리씩을 꿰찼다. 1군에서도 똑같았다. 사실 1군에서도 엄정욱이 먼저 러닝을 하려고 했다. 그런데 선발로 내정된 7일 인천 삼성전이 우천취소됐다. 자연스럽게 그 다음날 선발인 이영욱이 스타트를 끊었다.
이영욱은 "사실 2군에서 (엄)정욱이가 먼저 시작한 거다. 우리끼리 1군에서도 똑같이 이닝이 종료된 뒤 뛰어서 들어오자고 했다. 결국 먼저 선발등판한 내가 1군에서 처음 선보였다. 우천취소가 되지 않았다면 정욱이가 먼저 했을 것이다"라고 했다.
최근 이들의 '신바람 러닝'은 SK팬들 사이에서 화제를 불러모으고 있다. 이영욱은 "일이 점점 커지고 있어 걱정이다. 잘 던져야 계속 이렇게 할 수 있을텐데"라고 했다. 이영욱과 엄정욱은 지금까지 14⅔이닝(13일 LG전 우천취소 3이닝 무실점 포함)동안 3실점을 하고 있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