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한기주와 김진우는 KIA의 후반 '승부수'다.
'선발' 한기주, 관건은 변화구 구위
지난 14일. 광주구장 마운드에 한기주가 섰다. 무려 1799일만에 이뤄진 감격의 선발 무대. 1군 마운드는 물론 익숙치 않은 선발 등판이었지만 한기주는 씩씩했다. 포심 패스트볼은 기대 이상이었다. 특유의 유연한 투구폼으로 최고 152㎞를 기록할 만큼 스피드와 위력이 여전했다. 1회 2번 오재원을 볼카운트 2-1에서 몸쪽 높은 146㎞ 직구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내는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39개의 직구 스피드도 꾸준히 145㎞를 넘었다. 긴 이닝을 던질 때 평균 스피드와 밸런스 유지란 과제가 여전히 남아 있지만 시간의 문제일 뿐 낙관적인 평가다.
하지만 새로 장착한 투심 패스트볼은 썩 만족스럽지 못했다. 한기주는 138㎞~143㎞ 범위에서 형성된 투심을 12개 던졌다. 스피드는 괜찮았지만 각도가 문제였다. 김현수에게 적시타를 허용한 구종이었는데 마지막 순간 예리하게 꺾이는 '각도'를 살려내지 못했다. 새로 장착한 체인지업은 던지지 않았다. 오랜만의 등판 속에 아직은 여유가 없는 셈이다. 직구, 슬라이더 위력을 배가 시킬 수 있는 변화구 장착은 선발 연착륙의 전제조건이다.
숨고르기 김진우, 관건은 직구 밸런스
김진우는 지난 11일 2군으로 내려갔다. 지난 6월17일 삼성전에 앞서 무려 3년11개월8일만에 1군에 복귀한 이후 25일만의 조치. 일종의 숨고르기다. 당초 김진우의 복귀는 예상보다 빨랐다. '1군에 두고 적응을 시키자'는 코칭스태프의 판단은 옳았다. 김진우는 예상보다 빠른 적응 속도를 보였다. 1군에서 단맛, 쓴맛을 봤다. 호투도 했고, 고전도 했다. '적응' 과정에 큰 도움이 되는 경험이었다. 중요한 사실은 보완해야할 문제점을 알고 내려갔다는 점이다.
김진우는 주무기인 '파워 커브' 각도를 간직하고 있었다. 복귀하자마자 각도가 큰 파워커브를 던져 주위를 놀라게 했다. 하지만 포심 패스트볼이 문제였다. 릴리스 포인트를 충분히 끌고 나오지 못하면서 제구가 전반적으로 높게 형성됐다. 직구 볼끝도 강력하지 못했다.
직구 제구가 불안해지자 불리한 상황에서 커브를 던졌다. 직구가 실종되자 상대 타자들과의 수싸움이 어려워졌다. 강력한 포심 패스트볼의 제구가 잡혀야 파워 커브의 위력이 함께 살아난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