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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스볼시네마] 양승호 감독 "정원석, 대전으로 안쫓겨났네"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11-07-14 13:35


양승호 롯데 감독. 스포츠조선 DB


양승호 롯데 감독은 13일 우천으로 경기가 취소되자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롯데 덕아웃을 한동안 떠나지 못한 채 취재진과 많은 대화를 나눴다. 비가 내려서 그런지 추억에 잠겨 옛날 에피소드를 주요 화제로 삼았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 보따리가 풀어지고 있자니 어느 새 한화 선수들이 훈련할 시간이 됐다. 두산에서 코치로 일하고 있을 시절 이야기를 하고 있을 때 한화 1루수 정원석이 롯데 덕아웃을 앞을 지나갔다. 두산에서 정원석을 가르쳤던 양 감독은 정원석을 불러 세웠다.

양 감독: 야, 원석아. 너 아직 안갔냐?

정원석: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예? 어딜 가요?

양 감독: 너 어제 대전으로 바로 간 줄 알았지. 그 이후로 타석에 안나오길래 대전으로 쫓겨간 줄 알았지.

정원석은 12일 롯데전에서 2회말 수비 도중 평범한 땅볼을 잡고 홈으로 악송구를 하는 바람에 패인을 제공했다. 이후 한대화 감독은 3회초 공격부터 정원석 대신 전현태를 출전시켰다.

정원석: (전날의 악몽이 생각난 듯 울상을 지으며) 어휴, 안그래도 숨도 못 쉬었어요.

양 감독: 임마, 네가 숨도 못 쉬고 기죽을 녀석은 아닌 거 내가 잘안다. 안 그래도 한 감독이 네 걱정 많이 하더라.


정원석: 왜요?

양 감독: 네가 연습을 열심히 안한다고 말이야.

정원석: 연습을 안해서가 아니라 요즘 야구를 못하니까 연습을 안하는 것처럼 보이는 겁니다.

양 감독: 이 녀석아 연습 안하니까. 야구 못하는 거지.

정원석: 감독님. 제가 그래도 에버리지는 있잖아요.

아무리 못한다고 해도 평균 이상은 한다고 너스레를 떨며 실책에 기죽지 않은 정원석을 확인한 양 감독은 성격 하나는 좋은 친구라며 웃음을 참지 못했다.
부산=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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